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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러 백악관 고문, "부정투표 100% 사실…증거 많다"

입력 2017-02-13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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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러 백악관 고문, "부정투표 100% 사실…증거 많다"


밀러 백악관 고문, "부정투표 100% 사실…증거 많다"


스티븐 밀러 미국 백악관 정책고문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투표 주장이 "팩트(Fact·사실)"라고 강조하면서도 근거를 제시하지 않아 '거짓말쟁이 백악관' '정신질환 트럼프' 비난에 불을 지르고 있다.

지난해 11월 치러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306명의 대의원을 확보해 232명을 얻은 힐러리 클린턴에 앞섰지만, 득표율에서 46.1%(6297만9879표)로 48.2%(6584만4954표)를 획득한 클린턴에 뒤진 바 있다.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뚜렷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부정선거로 득표율에서 뒤졌다고 주장해 왔다.

12일(현지시간) ABC방송의 '디스 위크'에 출연한 밀러 고문은 진행자 조지 스테파노풀로스가 대통령의 불법선거 주장에 대해 질문하자 "그것은 '팩트'이며 이를 부인해서는 안된다"라고 밝혔다.

이에 스테파노풀로스는 불법선거에 대한 근거를 요구했지만, 밀러 고문은 근거는 제공하지 않고 '팩트'라는 단어만 여러 차례 밀어붙였다.

밀러는 "이날 아침, 이 쇼는 내가 모든 증거를 늘어놓을만한 자리가 아니다"라면서도 "백악관은 불법투표에 대해 막대한 분량의 증거를 제공해왔다. 같은 사람이 여러 주(州)에서 투표하거나 이미 사망한 사람이나 비시민권자가 투표를 하는 사례는 '팩트'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나라에서 투표할 자격이 없어야할 유권자들이 합법적인 시민권자들의 표를 상쇄하고 있다는 팩트에 경악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미국 대통령은 100% 맞다"며 "언제 어디서나 어느 쇼에서건 이 말을 자신있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동안 백악관은 불법투표에 대한 '막대한 근거'를 단 한번도 제시한 적 없을 뿐만 아니라, 이날 밀러 대변인도 아무런 증거를 내놓지 않았다.

학계와 조사기관들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수백만 건에 달하는 부정투표가 있었던 근거나 정황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민간 연구기관인 브레넌센터가 발표한 '부정투표에 대한 진실' 보고서에 따르면 부정투표율은 0.00004~0.0009% 수준이다. 보고서는 "부정투표의 희박한 확률을 감안했을 때 유권자가 벼락에 맞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밝힌 바 있다.

밀러 고문이 부정투표를 또다시 주장하자, 백악관이 거짓말을 일삼는다는 의혹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미국 정치 '팩트체크(사실확인)' 전문매체인 폴리티팩트는 이번 밀러의 발언에 대해 '사실측정기(Truth-o-meter)'에서 최악의 거짓말에 부과하는 '불타는 바지(Pants on Fire)'를 줬다.

워싱턴포스트(WP)도 이번 인터뷰 내용에 거짓말 수준을 책정하는 '피노키오 지수'에서 가장 높은 점수인 4점을 주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은 100% 맞다'는 밀러 고문의 충성을 극찬했다. 지난 주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자신이 소유한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골프를 즐기던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 "이날 아침 나를 대표한 스티븐 밀러에게 축하를 보낸다. 능란하게 처리했다!"고 말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사석 모임에서도 일부 상원의원들에게 대선 당시 뉴햄프셔에서 자신이 패배한 이유는 다른 주에서 가짜 유권자들이 버스로 대거 유입되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투표 등 근거없는 주장을 내세워온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의 거짓말 논란이 불거지면서 정치인들과 정치논객들도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의 정신상태에 대한 지적까지 나오고 있는 판국으로 치닫고 있다.

앨 프랭큰 상원의원(미네소타·민주)는 12일 CNN '스테이트 오브 유니언'에 출연해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개인적으로 트럼프의 기질에 대해 많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몇몇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트럼프의 정신건강을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버몬트)도 이날 NBC 방송의 '밋 더 프레스'에서 "우리는 많은 면에서 망상적(Delusional)이고, '병적인 거짓말쟁이(Pathological Liar)' 대통령을 가지고 있다며 "누군가가 당신 앞에서 300만~500만명이 불법적으로 투표했다고 말하는데 아무도 그 말을 믿지 않으며 믿을 만한 증거도 거의 없다. 그렇다면 당신은 (불법투표) 주장을 뭐라고 부르겠는가. 그건 망상이다"라고 못 박았다.

뉴욕 잡지 편집장인 유명 블로거 겸 정치논객인 앤드루 설리번은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같이) 불안정하고 현실을 받아들일줄 모르는 인물이 세계에 중심이 있단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라며 "그의 정신적 건강에 문제에 대해 명백한 의구심이 있다. 이는 다루기 어려운 문제인 것은 알지만 언론이 이를 직면하지 않으면 미 사회에 해를 끼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악관 측은 트럼프의 정신건강에 대한 비판에 대해 아직까지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개인 트위터(@RealDonaldTrump)를 통해 "나를 지지하는 많은 사람들이 플로리다 길에 서있다"라며 "하지만 '가짜 뉴스' 언론은 이에 대해서 보도조차 하지 않고 있다. 그들은 정직하지 못하다"라고 비꼬았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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