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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첫 경기 치른 강릉…'빙질' 세계 최고 수준

입력 2017-02-10 11:21

선수들 "빙판 느낌 좋아" 이구동성…전문가들도 '엄지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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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 "빙판 느낌 좋아" 이구동성…전문가들도 '엄지 척'

평창동계올림픽, 첫 경기 치른 강릉…'빙질' 세계 최고 수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경기가 열릴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이 9일 시작된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로 첫 선을 보였다.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은 평창올림픽을 위해 신설한 경기장이다.

평창올림픽 테스트 이벤트로 열리는 이번 세계종목별선수권은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처음 열리는 대회다. 신설한 경기장이 처음으로 평가를 받는 시간인 셈이다.

대회 첫 날인 9일 여자 3000m와 남자 5000m 경기가 진행된 가운데 빙질이 세계 최고 수준에 근접한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이날 자신의 개인 최고기록을 경신한 선수가 적잖았다.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간판' 김보름(24·강원도청)도 여자 3000m에서 4분03초85의 개인 최고 기록이자 한국신기록을 작성했다.

그는 2013년 11월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2013~2014 ISU 월드컵 2차 대회에서 세운 한국기록(4분04초62)을 0.77초 앞당겼다.

김보름은 "빙질이 워낙 좋다. 적당하게 유지돼 있어 좋은 기록이 나온 것 같다"고 평가했다.

외국 선수들도 빙질에 만족했다.

여자 3000m 금메달을 거머쥔 이레인 뷔스트(네덜란드)는 "빙질이 적절하다. 아이스 메이커가 좋은 빙질을 만들어줘 속도가 잘 나왔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 대회 남자 5000m 5연패를 달성한 스벤 크라머(네덜란드)는 "빙질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최근 경기장들이 빙질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강릉도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 역시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의 빙질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 세계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가운데 빙질이 가장 좋은 곳으로 꼽히는 것은 캐나다 캘거리 올림픽 오벌과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의 유타 올림픽 오벌이다.

세심한 관리 덕에 빙질이 좋을 뿐 아니라 고지대에 위치하고 있어 '기록의 산실'로 불린다.

팀추월을 포함한 14개 남녀 주요 종목 세계기록이 모두 솔트레이크시티와 캘거리에서 나왔다. 솔트레이크시티에서 9개, 캘거리에서 5개가 나왔다.

'빙속 여제' 이상화(28·스포츠토토)가 여자 500m 세계기록(36초36)을 작성한 곳도 솔트레이크시티다.

솔트레이크시티와 캘거리는 이물질이 적은 깨끗한 물을 뿌려 한층 매끈한 빙판을 만든다. 빙판의 적정 온도 뿐 아니라 경기장 온도를 15~16도 정도로 적정하게 유지해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한다.

솔트레이크시티나 캘거리 만큼은 아니지만, 강릉도 이에 근접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제갈성렬 SBS 해설위원은 "캘거리와 솔트레이크를 제외하고 나머지 경기장만 따졌을 때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70도 정도 되는 뜨거운 물을 얇게 뿌리면서 얼음의 밀도를 높였다고 한다. 얼음의 밀도가 높을수록 거친 면이 적어지고, 마찰이 줄어 스케이트 날이 잘 미끄러진다"고 설명했다.

오용석 단국대 감독은 "개인적으로 솔트레이크시티, 캘거리 순이라고 생각하는데, 강릉의 빙질이 캘거리 못지 않다"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빙질은 좋지만 세계기록이 나오기는 힘들다는 평가다.

스피드스케이팅은 워낙 공기 저항에 예민한 종목이라 해발고도의 차이가 기록에 영향을 준다.

솔트레이크시티와 캘거리는 고지대에 위치해 있다. 솔트레이크시티가 해발 1423m에, 캘거리가 해발 1034m에 자리잡고 있다.

고지대에 위치해 공기 밀도가 낮고, 선수들이 레이스를 펼칠 때 공기 저항을 덜 받게 된다.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의 경우 경기장이 위치한 해발고도가 41m에 불과하다. 캘거리나 솔트레이크시티만큼의 기록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이상화도 "이곳에서 세계신기록까지 낼 수는 없을 것 같다. 좋은 레이스를 펼친다면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기록한 37초대 초반 기록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한 바 있다.

오 감독은 "해발고도가 워낙 낮아 세계기록까지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예상했다.

물론 개선해야할 점도 있다. 지난 9일 네덜란드 선수들은 경기장에 부는 온풍기 바람을 문제삼았다.

공기 저항에 예민한 종목인 만큼 바람이 아예 불지 않는 것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맞바람이 불 경우 기록이 뒤처질 수 밖에 없다.

뷔스트는 "훈련 때 센 바람이 느껴졌다. 처음에는 선수들이 워낙 연습을 많이 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며 "하지만 혼자 링크장에 있을 때에도 깃발이 펄럭이더라"고 지적했다.

크라머도 "바람이 부는 것이 걱정이 된다. 모두 동일한 조건에서 타니 조금 부는 것은 이해하지만, 아예 안 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빙질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올림픽이다. 올림픽에서 선수들이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려면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다.

제갈 위원은 "올림픽 때에도 좋은 기록이 나오려면 세심한 관리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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