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청각장애인을 상대로 한 투자사기단인 '행복팀'이 7년 만에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투자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며 수백 명을 속여 거액을 가로챘는데, 충성 맹세를 강요하고 카카오톡으로 점호를 받는 방식으로 조직을 유지해왔습니다.
배승주 기자입니다.
[기자]
청각장애인 홍모 씨는 3년 전 아파트 담보로 받은 6000만 원 등 총 1억 원을 대출받아 행복팀에 투자했습니다.
장애인을 위한 회사와 아파트를 만들어 투자금의 배가 넘는 고수익에 일자리까지 준다는 같은 장애인의 꼬득임에 전 재산을 건 겁니다.
하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매달 100만 원이 넘는 이자 때문에 생활고에 시달리다 결국 아파트까지 처분했습니다.
[홍모 씨/행복팀 피해자 : 투자하는 걸 계속 반대하자 행복팀에서 아내에게 이혼하라고 시켰더라고요.]
다단계처럼 먼저 시작한 청각장애인이 다른 장애인을 끌어들였는데 피해자만 500여 명에 피해액은 280억 원으로 추정됩니다.
행복팀 처벌을 요구하는 집회에선 피해자들이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습니다.
지금도 협박에 시달리기 때문입니다.
[행복팀 피해자 : 아직도 아들이 (행복팀이) 진짜인 줄 알고 있어요. 가족도 필요 없고 자기는 선택받은 1%래요.]
경찰은 행복팀 간부 36명을 우선 검거해 총책 44살 김모 씨 등 8명을 구속했습니다.
또 회원들에게 충성맹세와 카카오톡 점호를 받는 등 엄격한 내부 규율을 유지하고, SNS대응팀까지 만들어 협박한 점을 고려해 투자사기단엔 처음으로 범죄단체 조직 혐의를 적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