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 탄핵심판 변론 증언
"최순실, 문체부 예산안 보여주며 기획안 짜라"
박근혜정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1·구속기소)씨가 과거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 등 청와대 '극비문서'를 들고다녔다고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이 탄핵심판 변론에서 증언했다.
박 과장은 9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 대통령 탄핵심판 12차 변론에 증인으로 참석해 "(최씨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보고되는 문건 몇몇을 보여줬다"며 "문체부 관련된 것도 물론 있고 대통령 순방에 관련된 자료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저도 군 생활을 청와대 대통령을 지키는 곳에서 근무했다"며 "대통령 순방과 관련한 시간표가 극비문서인데 멕시코 순방 등 시간표 등을 저한테 보여줬다"고 말했다.
또 "멕시코 순방 등 시간표와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를 아우르는 협력 구상안 등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박 과장은 최씨가 문체부 예산안을 보여주며 업무기획안을 작성하라는 지시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씨가 문체부 예산안 들고 와서 준 적이 있느냐'는 국회 측 대리인단의 질문에 "2015년 예산안으로 알고 있는데 저한테 주지는 않았다"면서도 "보여만 주고 참고해서 (인천·하남 등) 5대 거점 체육인재 육성사업이라든지 K스포츠클럽 기획안을 작성하는 데 참고하라고 말했다"고 답했다.
박 과장은 최씨가 "어떤 예산이 우리가 사용할 수 있고 얼마이며 이런 점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 측이 "그 예산안을 누구에게 받아왔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문체부에서 받아왔다고만 했다"며 "최씨가 특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영태씨 말로는 김종 전 문체부 2차관으로부터 받았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씨가 문체부 예산안을 가져올 수 있으니 기획안을 작성하라는 추가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뒤 "문체부 문건을 실제 저한테 주지는 않았고 대신 전부 기억할 수 없어 휴대전화로 찍어 뒀다"고 덧붙였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