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청년은 밤마다 노인정에 숨어들었습니다. 밥과 김치를 꺼내 주린 배를 채웠고 죄송스런 마음에, 청소와 설거지를 해놓고 도망가길 수차례. 결국 덜미가 잡혔습니다.
경찰은 차마 청년을 구속할 수 없었습니다. 어릴 때 부모님을 여의고 힘겹게 살고 있다는 딱한 사연을 들은 경찰은 밥값 3만 원과, 일자리를 청년에게 선물했습니다.
그리고 한 달 뒤. 청년은 다시 경찰서를 찾았습니다. 처음 월급을 받은 날. 그때의 그 3만원과 함께 말입니다.
가슴 찡한 뉴스들은 사실 넘치고, 또 넘쳤습니다.
직장과 결혼도 포기한 채 15년간 돌봐왔던 형을 찌르고 끝내 경찰에 자수했던 동생. 경찰은 이번에도 차마 그를 구속하지 못했지요.
그런가 하면 "엄마는 이제 쉬어…" 식당일 하는 엄마 대신 빨리 돈을 벌고 싶었다던 19살 아들은 지문이 다 닳도록, 심지어 화장실에 가서도 일을 재촉당해야 했습니다. 아들은 결국 회사 창고에서 목을 매 숨졌지만, 부모는 그 이유를 알 길이 없습니다.
정치는 태풍의 근원이 되어 대한민국 전체를 휩쓸고 있지만, 지극히 평범한 이들이 버텨내는 하루하루. 삶은 여전히 계속되거나… 멈춰 섰거나….
몸의 중심은 생각하는 뇌가 아니다, 숨 쉬는 폐가 아니다, 피 끓는 심장이 아니다, 아픈 곳! 그곳으로 온몸이 움직인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아픈 곳, 세상이 보듬어야 하고 살펴야 할 사람들 대신, 자신들이 세상의 중심이라 여기는 이들은 지금도 자신이 제일 아프다며 소리를 지르는 중이지요.
하루하루 시간을 벌고 싶은 속내를 감추지 못하는 사람. 그 연명을 위해 또 다른 시간들이 타들어 가고. 광장의 다른 편에선 그 이후를 도모하는 사람들. 그 욕망을 위해 또 다른 희망들이 타들어 갑니다.
번져가고 있는 가축 전염병과 장보기 두려운 먹거리의 가격과 실업의 광풍이 몰아치고 있는 세상에서… 누군가는 어루만져 주지 않으면 안 될 상처 난 몸의 중심.
세상이 어느새 뒷전으로 밀쳐내어 버린 가슴 저릿한 몸의 중심.
오늘(8일)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