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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비공개 대면조사 고집…특검과 '힘 겨루기'

입력 2017-02-08 18:53 수정 2017-02-08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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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청와대측이 박 대통령의 대면조사 시기가 언론에 노출됐다고 반발하면서 대면조사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일단 내일(9일) 일정은 취소됐고요. 비공개 조사 시점을 놓고 양측의 막판 힘겨루기가 치열합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에서 박 대통령 대면조사 전망을 해보겠습니다.

[기자]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를 앞두고 특검과 청와대 사이의 신경전이 만만치 않습니다.

청와대는 시기를 특정하지 않고 비공개 조사를 요구하고 있는데, 어제, 9일로 예정된 대면조사 시기가 언론에 노출됐다며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특검은 언론에 대면조사 일정을 유출한 적이 없다면서 오히려 청와대가 언론에 흘린것은 아니냐, 발끈했습니다.

막판 힘겨루기에 대통령 조사 시기는 9일 이후로 원점에서 재검토될 것 같습니다. 특검은 앞서, 10일 언저리에는 반드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오늘은 대면조사에 대해서는 어떤 것도 확인해줄 수가 없다고만 밝혔습니다.

[이규철/특검팀 대변인 : 현 단계에서, 특검에서 대통령 대면조사와 관련해서는 일체 확인해 줄 내용이 없습니다. 기본적인 그 방침은 변한 바가 없고요. 저희들이 대답해드릴 내용이 없습니다.]

어쨌든 대면조사가 임박한 것은 사실인데, 현직 대통령이 수사시관의 조사를 받는건 사상 처음입니다. 유례가 없는 일이죠. 박 대통령은 '비공개 경내 조사'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위민관 같이 평소 자신에게 익숙한 곳에서 조사를 받고 싶어한다는 겁니다. 언론 노출도 피하고 싶어 합니다.

박영수 특검이 직접 참여하기 보다는 각 특검보들이 자신의 담당 분야별로 나눠 조사를 진행할 것 같습니다. 대통령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할지 아니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할지도 관심입니다.

특검은 대통령 대면조사의 특수성 때문에 단 한번에 조사를 마친다는 계획입니다. 그런데 시간은 짧고 혐의는 너무나 많습니다. 물어볼 건 차고 넘칩니다.

이미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박 대통령을 여러가지 혐의에 대해 직권남용·강요, 강요미수, 공무상 기밀 누설죄로 사실상 형사 입건한 상태입니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측면에서 특검은 검찰특별수사본부에서는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했던 뇌물죄와 블랙리스트 관련 질문에 집중할 것 같습니다.

특히 뇌물죄와 관련해서는 삼성 합병과정에 국민연금이 찬성한 과정, 삼성의 정유라 승마 지원금, 최순실 의상실 비용 대납 문제 등이 주요 쟁점입니다.

또 하나, 최 씨와 박 대통령이 이익 공유관계가 아니냐는 의혹에 대한 박 대통령의 답변도 들어봐야 합니다.

물론 박 대통령은 대면조사에서 묵비권을 행사하며 진술을 아예 거부하거나, 말을 하더라도 혐의를 부인할 가능성이 매우 커보입니다. 실제 그동안 박 대통령의 공개 해명을 정리해보면 박 대통령은 첫째, '나는 최순실이 사욕을 취하려는지 몰랐다' '평범한 가정주부로 알았다' '속았다'고 주장해왔습니다.

[신년 기자간담회/지난달 1일 : 춘추관에서도 밝혔듯이 몇 십 년 된 그런 지인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인은 지인이지, 지인이…다 아는 사람들이 있지 않습니까. 어떻게 하다 보니까 오랜 세월 아는 사람도 생길 수 있고, 그런데 그렇다고 뭐 지인이 모든 것을 다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잖아요.]

재단 설립과 최순실 관련 회사를 도와줬단 혐의에 대해서는 '국정수행의 일환'이다, '중소기업 살리기였다'는 식의 방어 논리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또 박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통해 유일하게 인정한 것으로 여겨졌던 공무상 기밀누설 혐의와 관련해서도 정호성 전 비서관이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한거라고 책임을 전가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정규재TV/지난달 25일 : 내가 그…저기 이렇게 좀 도움을 구한 것은 어떤 연설문의 표현 같은 것 뭐 이렇게 홍보적인 관점에서 어떻게 좀 받아들여질까 뭐 이런 것을 갖다가, 어느 기간 받은 게 다인데 그게 어떻게 저렇게 많은 자료와 함께 뭐 어마어마한 이야기가 됐을까… 그건 바로잡아야 된다, 그래서 그건 바로 잡고. 그다음에 이제 또 하나는 저도 몰랐던 일들이 막 나오는 거예요.]

개인적으로는 상대방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주장을 반복하는 박 대통령 특유의 '도돌이표 화법'이 이번 대면조사에서도 다시 한번 발휘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자신의 책에서, 의원 시절 박 대통령에 대해 "협상 상대를 면전에 놓고 똑같은 소리를 반복할 수 있는 집요함과 일관성은 흉내조차 내기 어려운 것이다"고 평가한 적이 있습니다.

2004년 12월 여야 국가보안법 협상 당시 3시간 동안, 단 3개의 문장만 반복하는 박 대통령의 협상 방식을 보고, 적이 지쳐서 나가 떨어질때까지 기다리는 '진지전'이 떠올랐다는겁니다.

이처럼 대면조사 과정에서 이런 저런 많은 난제가 있겠지만, 현직 대통령의 신문 조서를 받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면조사에 대해서는 상당한 의미 부여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 청와대 기사 제목은 < 비공개 대면조사 고집하는 청와대…특검과 '신경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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