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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항체율 평가 "알아서 하라"는 충북도

입력 2017-02-08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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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구제역 97%대 항체 형성률을 자랑(?)하던 충북도가 기준치를 턱없이 밑도는 현실에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소 항체 형성률이 저조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알아서 판단하라"는 태도를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충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는 8일 브리핑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보은군 마로면 젖소 농장 반경 500m 내 한·육우 농가 9곳의 항체 형성률은 평균 54.4%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구제역 확진 농가의 항체 형성률은 19%, 인접 젖소 농장 2곳의 항체 형성률도 20~40%에 불과했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가 제시하는 항체 형성률 기준치는 80%다. 지난해 말 도가 발표한 충북 도내 소의 평균 구제역 항체 형성률은 97.8%였다.

재난안전대책본부 고위 관계자는 "구제역 백신에 문제가 있는 것 같지는 않고, 농가의 백신 보관 방법 문제 또는 접종 방법의 문제 등 예측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원인으로 항체 형성이 제대로 안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연히 "소 두 마리 중 한 마리는 구제역 항체가 없다는 것인데, 항체 형성률이 지나치게 낮은 것 아니냐"는 질문이 쏟아졌다.

이에 대한 고위 관계자의 답변은 "그건 알아서 판단하라"였다. 그는 "(도가)좋다, 나쁘다 판단 드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전날 브리핑에서 "항체 형성률이 낮은 것은 해당 농가가 백신 접종을 기피했거나 제대로 접종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었다.

도가 이날 50%대 항체 형성률에 관한 자평을 거부한 것은 '미달' 논란이 축산 농가에 대한 책임 추궁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농가를 믿어야겠지만, 노약자나 주부 등 백신 주사를 놓기 어렵고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곳도 있다"면서 "지자체가 비용을 받고 접종을 대신 해주는 등의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브리핑 참석자는 "도가 과시해 온 97% 대 소 구제역 항체 형성률과 실제 항체 형성률이 크게 다른 것에 관한 해명을 요구한 것인데, 알아서 판단하라고 해 당황스러웠다"며 "할 말이 없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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