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는 2011년 구제역으로 350만 마리의 소와 돼지를 살처분한 뒤 백신 정책을 도입했죠. 하지만 사후 관리가 엉망이었습니다. 제대로 접종이 되고 있는지, 항체가 형성됐는지 파악하는 절차가 전혀 없었습니다.
정영재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올해 첫 구제역이 발생한 충북 보은의 젖소 농장에서 살처분 작업이 한창입니다.
이 농가는 지난해 10월 백신을 접종한 기록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조사해보니 항체 형성률이 20%도 안됐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지난해 12월 기준 평균 항체 형성률 97%와는 차이가 너무 큽니다.
왜 그럴까? 현재 백신 접종 여부는 농가가 축협에서 백신을 구입한 기록에 의존합니다.
[방역당국 관계자 : 백신을 구매를 하면 그 두수만큼 구매를 하니까 축협이나 관공서에선 이 사람이 백신을 했다. 이렇게 판단을 하는 거죠.]
그런데 주사 과정에서 동물의 몸부림이 심해 제대로 접종이 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현재 도입된 영국산 백신은 국내 구제역 바이러스 유전자와 20% 가량 차이가 있어 물백신 논란이 있습니다.
따라서 사후 항체형성 여부를 점검해야 하지만 출하 전 표본조사로 대신하고 있고 그나마 소는 거의 생략하는 실정입니다.
이번 구제역 발생 농가 역시 항체형성 검사를 받지 않았습니다.
결국 백신만 믿고 있다 방역망이 뚫린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