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거동이 불편한 형을 동생이 흉기로 찌른 뒤 경찰에 자수했습니다. 그런데 동생은 직장과 결혼도 포기한 채 15년 넘게 형을 돌봐왔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다행히 형은 목숨을 건졌는데, 경찰도 이런 사정을 고려해서 동생을 구속하지는 않기로 했습니다.
배승주 기자입니다.
[기자]
구급대가 피를 흘리는 이모 씨를 급히 후송합니다.
출혈이 많았지만 다행히 생명은 건졌습니다.
이 씨를 찌른 사람은 친동생이었습니다.
범행 직후 경찰에 자수했고 술을 마신 뒤 형과 다투다 홧김에 찔렀다고 털어놨습니다.
[이모 씨/동생 : 내 가슴에 머리를 치면서 빨리 찔러라. 술을 한잔 먹고 갑자기 나도 모르게 (찔렀습니다.)]
사실 형제의 우애는 남달랐습니다.
지난 2003년 형이 갑자기 뇌병변 장애로 드러눕자 동생은 곁에서 병수발을 해왔습니다.
직장까지 그만두면서 기초생활수급자가 됐고 보조금 80만 원으로 버티며 형제 모두 결혼도 포기했습니다.
오랜 병시중에 동생마저 폐질환에 우울증까지 왔습니다.
[이모 씨/동생 : 형님은 밥을 먹어도 국이 없으면 밥을 안 드시거든요. 항상 집에서 국을 (해 드리죠.)]
[담당 요양보호사 : 요즘 같은 세상에 누가 이렇게 하고 있겠습니까? 저는 아무도 못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경찰은 오랜 병 간호에 지친 동생 이 씨가 우발적으로 범행했을 가능성이 크고 동생이 구속되면 형을 돌볼 사람이 없는 만큼 이 씨를 불구속 입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