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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한인 살해사건 계기로 마약과의 전쟁 잠정 중단"

입력 2017-01-30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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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한인 살해사건 계기로 마약과의 전쟁 잠정 중단"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마약과의 전쟁'을 집중적으로 벌여온 필리핀 경찰이 한국인 사업가 납치살해 사건을 계기로 이를 잠정 중단한 채 부패 경찰 일소에 당분간 매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부패경찰을 숙청하고 조직을 재정비한 뒤 '마약과의 전쟁'을 재개하겠다는 계획이다.

영국 BBC방송과 필리핀 현지 언론인 마닐라타임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로널드 델라 로사 경찰국장은 30일 경찰의 마약 단속 담당 부서를 해체하고 새로운 단속 조직을 구성하는 등 대대적인 부패 경찰 숙청 작업을 벌일 방침이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핀 경찰의 이 같은 방침은 지난해 10월 필리핀 중부 도시인 앙헬레스에서 벌어진 한국인 사업가 지모씨의 납치 살해 사건이 마약 단속 경찰관들에 의해 저질러진 범행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6월 30일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마약과의 전쟁' 벌이기 시작한 필리핀 경찰은 이와 관련해 7000명 이상을 살해했다. 기본적인 인권을 무시하는 것은 물론 사법적인 절차조차 무시하는 무지막지한 마약사범 단속으로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 내 인권단체는 물론 국제사회의 비난에 직면해야 했다. 그러나 두테르테 대통령은 80%대의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마약과의 전쟁'을 이행해 왔다.

거침없이 질주해온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의 전쟁'에 제동을 건 것은 필리핀 경찰에 의한 한국인 사업가 납치 살해 사건이었다. 델라 로사 국장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경찰 조직은 먼저 청소하라고 명령했다. 먼저 우리 내부를 정화할 것이다. 그런 후 아마도 우리는 마약과의 전쟁을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취임 당시 '마약과의 전쟁'을 12월까지 한시적으로 벌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후 올 3월까지 이를 연장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그러나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나는 나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마약과의 전쟁을 연장하겠다. 3월 기한은 이제 더 이상 적용되지 않는다"라고 선언했다. 두테르테의 임기는 오는 2022년까지다.

지난 8개월 동안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지나친 희생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비난이 빗발쳤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에 개의치 않는다는 태도를 보여 왔다. 그는 경찰의 초사법적인 무리한 작전을 용인해 왔다. 심지어 경찰관들이 마약 거래와 연루됐다는 증거가 뚜렷하게 드러난 상황에서도 이를 문제 삼지 않았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한국인 사업가 지모씨의 납치 살해 사건이 몸값을 노린 필리핀 경찰들의 범행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경찰의 부패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인식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인력송출업을 하던 지 씨는 지난해 10월 18일 앙헬레스 자택에서 몸값을 노린 마약 단속 경찰관들에 의해 경찰청으로 끌려간 뒤 목이 졸린 채로 살해된 것으로 드러났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25일 사랑가니 화력발전소 준공식에서 "필리핀 경찰에 의한 지모씨 살해사건에 대해 사과한다. 범죄자들은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최고형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범죄는 잔인하고 끔찍한 범죄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책임 있는 자들이 모두 감옥에 가도록 할 것이며, 법무장관에게 이미 체포된 경찰관 이외 아직 체포되지 않은 혐의자들에게도 체포영장이 발부되도록 조치할 것을 지시하겠다"고 덧붙였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 사건 이후 "경찰은 핵심까지 부패했다"라고 비난했다. 그는 모든 부패 경찰들을 남부 필리핀의 분쟁지역의 최전선으로 방출할 것을 명령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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