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겨울로 들어서던 지난해 말, 대구 서문시장과 여수 교동시장에서 큰 불이 났습니다. 모든 걸 잃었지만, 그래도 재기해 보려는 상인들의 노력이 힘겹게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맞은 명절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고 합니다.
현장을 다녀온 조민중, 정진명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기자]
창고 안 상자를 뜯자 겨울 실내화가 가득합니다.
한 쪽에는 팔리지 않은 액자와 거울이 수북이 쌓여있습니다.
타버린 점포 대신 창고에 매대를 설치하고 불길에서 건진 상품을 펼쳐 놨지만 판매는 여의치 않습니다.
[전병호/피해 상인 : 계속 거래처랑 앞으로 연결되기 위해서 (팔죠.) 택배비만 부쳐 그냥 서비스하는 거죠. (단골만 안 끊기게요?) 그럼요. 그게 중요하죠.]
화재 현장에 둘러친 임시 가림막 앞에도 가판이 펼쳐졌습니다. 하지만 손님 수는 화재 전의 10%도 안됩니다.
화재 직후부터 대구시가 대체상가 마련에 나섰지만 며칠 전에야 길 건너편 상가와 계약을 마쳤습니다.
임대료와 점포위치 조정까지 마치려면 3월은 돼야 장사를 시작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인근 상가 빈 점포로 옮긴 상인들도 한달 새 두,세배 가량 오른 임대료가 버겁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비상대책위 사무실을 찾아보지만 뾰족한 수가 보이진 않습니다.
[김경진/피해 상인 : 봄을 기대하고 있죠. 처음이라 생각하고 하면 좋은 일도 있겠죠.]
최대 대목인 설을 앞두고 상인들의 마음은 까맣게 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