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선 출마 선언이 이어지면서 조기 대선 분위기가 벌써부터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새누리당, 바른정당 등 소위 보수 양당이 존재감을 좀처럼 드러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20일) 여당 발제에서 위기에 빠진 보수 양당의 분위기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정치권은 지금 조기 대선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레이스에 보수 정당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어딘가에서 뛰고있는 것 같긴 한데, 존재감이 별로 없습니다.
새누리당-바른정당, 보수 양당의 현실을 짚어보겠습니다. 정당 지지율 추이를 한 번 보시죠. 두 정당 모두 지지율이 계속해서 추락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을 깨고 나온 바른정당은 초반엔 관심을 좀 받았는데, 지금은 지지율이 한 자릿수까지 떨어졌습니다.
보수 양당은 도대체 왜 이런 신세가 됐을까요. 먼저 새누리당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새누리당은 인명진 비대위원장의 친박 청산 작업이 주목을 받긴 했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을 가만히 보면, 청산하는 시늉에 가깝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오늘 서청원, 최경환, 윤상현 의원에 대한 징계는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제명'이 아닌 '당원권 정지' 수준이어서, "별 실효성 없는 징계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또 정작 가장 중요한 한 사람에 대해선 관용을 베풀었습니다. 박근혜 당원 말입니다. 인 위원장,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인명진/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어제 / 출처 : 새누리TV) : 새누리당의 당원이라는 것보다도 더 대단한 대통령직을 지금, 직에 대해서 지금 탄핵을 하고 있다, 이게. 우리가 당원으로서 잘못했느냐, 안 했느냐 그거를 따진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 이게…인간이 염치가 있는 거고 도리가 있는 거고 예의가 있는 거지 우리가 박 대통령을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국격이다. 대통령은 국격이다. 탄핵 이거 징계 안 된다고 우리 당에서는. 탄핵 보자, 탄핵 끝날 때까지 보자.]
물론 TK 지지층을 의식한 발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일반 국민들의 정서와는 좀 동 떨어진 인식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또 오늘 일부 친박 의원들을 징계하는 결정을 했지만, 당사자들이 반발하고 있어서 당분간 당이 시끄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엔 바른정당으로 가보겠습니다. 여기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이 당엔 대선주자가 있긴 합니다. 유승민 의원, 그리고 남경필 경기지사죠. 두 사람은 연일 문재인 전 대표를 때리면서,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남경필 지사는 오늘도 "문재인은 불안한 후보"라고 비판했습니다. 유승민 의원도 좀 거칠어졌습니다. 문 전 대표를 "엉터리 후보"라고 공격했습니다.
[유승민/바른정당 의원 (지난 18일) : 사드 반대하고 북한한테 만날 물어보고 대통령이 되면 미국보다 북한 먼저 가겠다고 그러고. 이렇게 불안한 후보가 지금 (대선 후보) 지지율 1위입니다. 우리가 잘못해서 저런 엉터리 후보가 지금 지지율 1위를 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이 열심히는 뛰고 있는데, 성과는 잘 안 나타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보겠습니다. 지지율 순으로 주자들이 죽 나와있는데, 두 사람은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 유승민 2.2%, 남경필 1.2%입니다. 새누리당에서 잠재적 후보로 거론되는 황교안 총리보다도 낮은 수준입니다.
결국 새누리당이나 바른정당이나 '반기문 바라기', 그러니까 '반바라기'가 될 수밖에 없는 처지입니다. 지금처럼 정체된 상태에선, 반 전 총장을 서둘러 영입해서 판을 키워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이죠. 반 전 총장이 연일 구설에 오르고 있지만, 보수 양당 만큼은 구애를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원유철 의원/새누리당 (cpbc 열린세상 오늘 김성덕입니다) : 기본적으로 이제 환골탈태한 우리 새누리당 그리고 바른정당, 또 반기문 총장과 함께 3자가 한 번 대통합을 하는 하나 된 범단일 보수 후보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고…]
[김무성/바른정당 의원 (어제) : 반기문 총장이 들어오셔 가지고 여러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세계의 대통령인 유엔 사무총장으로 얼마나 훌륭했습니까, 여러분. 반기문 총장을 우리 바른정당에 모셔다가 이 훌륭한 우리 젊은 의원들하고 깨끗한 경쟁을 붙이면 좋지 않겠습니까, 여러분!]
오늘의 발제를 음악으로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아직 널 기다리는 줄도 모르고
점점 타 들어가는 남의 속도 모르고
웃고 살기 힘든 요즘
바이브의 '속도 모르고'입니다. 지금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이 딱 이런 심정이겠죠. 유력 대선주자는 없고, 반기문 전 총장의 선택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 아마 속만 타들어가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반기문 바람' 역시, 기대했던 만큼 위력이 강하진 않은 것 같습니다. 이래저래 보수 정당이 위기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 '반(潘) 바라기'… 위기의 보수 양당 > 이렇게 잡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