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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급조된 흑인 달래기…마틴 루서 킹 목사 장남 면담

입력 2017-01-1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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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급조된 흑인 달래기…마틴 루서 킹 목사 장남 면담


흑인인권운동가 존 루이스 하원의원(조지아·민주)과 비방전을 펼쳐 흑인사회의 거센 비난을 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의 장남과 급조된 만남을 가졌다.

16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킹 목사의 장남 킹 3세를 뉴욕 사옥 트럼프타워에 불러들여 약 1시간에 걸친 면담을 나눴다.

트럼프 정권인수위 측은 16일 '마틴 루서 킹 데이'를 맞아 킹 3세와 만남을 가졌지만, 사전에 계획되지 않은 만남이었다는 점이 트럼프-루이스 비방전으로 인해 분노한 흑인사회를 달래기 위해 급조된 '보여주기 식' 만남이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트럼프타워 앞에 모인 취재진의 질문에 응답하지 않고 환히 웃는 모습으로 킹 3세와 악수를 하는 사진이 찍히는 데에만 전념했다.

또 트럼프 당선인은 트위터를 통해 "위대한 인물인 킹 목사를 존경한다"고만 말할 뿐 과거 대통령과 당선인들이 매년 '마틴 루서 킹 데이'를 맞아 흑인사회를 상대로 연설을 전달한 것과 상반되는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마틴 루서 킹 데이'에 그의 장남을 자신의 사옥에 불렀다는 점도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신뢰를 받은 흑인인권운동가 알 샤프턴 목사는 "(트럼프 당선인은) 아직도 우리가 텔레비전 레드카펫 행사에 있는 줄 안다"라며 "대통령 당선인의 책임은 사진 촬영 따위가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그는 "다른 날도 아니고 마틴 루서 데이에 루이스 의원에게 결례를 범한 인물이 나머지 우리 흑인사회를 어떻게 취급할지는 불 보듯 뻔하다"며 이번 만남이 흑인사회의 우려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과 만난 킹 3세도 다소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킹 3세는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이 (인종이슈에 대해) 포괄적이라고 주장하는 데 열렬한 모습을 보였다"며 "그는 자신이 흑인계 미국인을 대표하겠다고 여러번 되풀이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앞으로 (그의 발언과 행동을) 평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대선에서 흑인 유권자의 표를 10%도 얻지 못하는 등 흑인 공동체와의 유대 형성에 어려움 겪고 있다.

그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을 "정당한 대통령이 아니다"라며 불참의지를 밝힌 루이스 의원을 "행동과 결과는 없고 오로지 말, 말 말뿐"인 사람이라고 비난하면서 흑인사회와 인권단체, 정계의 비난을 받았다. 이는 루이스 의원이 킹 목사의 동료이자 '살렘 행진'에 참여한 존경받는 인권운동가이기 때문이다.

특히 트럼프의 발언이 '마틴 루서 킹 데이'를 하루 앞두고 나와 루이스 의원뿐만 아니라 킹 목사와 흑인운동 역사 자체가 "결과는 없고 말 뿐"이라고 말한 것과 같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편 이날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데이를 기념하는 행사에서 킹 목사의 딸 버니스 킹은 "도널드 트럼프의 시대는 왔다가 간다"며 "백악관의 주인이 누구든지 간에 상관없이 사랑과 정의를 위해 계속 싸워나가자"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킹 목사를 자신의 사옥에 초청한 것 외에는 전국 곳곳에서 열린 마틴 루서 킹 데이 관련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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