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반면에 역시 어제(16일) 헌재 탄핵심판에 출석한 안종범 수석은 검찰의 조사 내용을 상당 부분 인정했습니다. 이번 사건의 결정적 증거 가운데 하나인 자신의 업무수첩에 대해 대통령이 두 재단과 관련해 불러준대로 자신이 직접 받아 적었다는 사실을 시인했는데요. 하지만 이 수첩에 대해 대통령 대리인단 측에서는 증거로 채택하지 말 것을 주장했고요. 오늘 헌법재판소가 증거 채택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서복현 기자입니다.
[기자]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신문은 검찰이 확보한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을 중심으로 진행됐습니다.
안 전 수석은 수첩 내용들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직접 들은 지시사항이었다고 인정했습니다.
수첩에 적힌대로 박 대통령이 '미르재단'이라는 이름을 처음 말했고 임원진 명단도 불러줬다는 겁니다.
K스포츠재단의 임원진 구성 역시 박 대통령이 직접 전화로 얘기해줬다고 진술했습니다.
수첩에는 박 대통령이 K스포츠재단 이사장의 월급까지 직접 지시한 흔적들이 남아 있었습니다.
두 재단 모금액도 박 대통령이 각각 300억원씩 정했고, 자신이 이 내용을 전경련의 이승철 부회장에게 전달했다고도 했습니다.
재단 이름과 임원진 구성, 급여, 재단 모금액까지 박 대통령이 전반적으로 개입했다는 얘기입니다.
특히, 안 전 수석이 재단 임원진에게 연락 했을 땐 대다수가 이미 내정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최순실 씨가 재단 임원진을 결정하면 이를 박 대통령이 전해 듣고 다시 안 전 수석에게 지시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진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