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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라 은신처' 확인 그 순간…이가혁 기자 덴마크 취재기

입력 2017-01-14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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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저희 JTBC는 정유라 씨의 은신처를 최초로 확인하고 체포되기까지 모든 과정을 단독으로 취재해 전해 드렸습니다. 지금부터는 덴마크에서 취재를 마치고 돌아온 이가혁 기자와 얘기를 나눠볼 텐데요. 현지 상황이 어떤지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이 기자, 오랜만에 봅니다. 어제(13일) 돌아온 거죠?

[기자]

지난달 22일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취재를 시작해서 덴마크 올보르에서 머물다가 어제 귀국했습니다.

[앵커]

꼭 23일 만이네요. 원래는 정유라 씨가 독일에 있다고 보고 취재를 시작했던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일단 독일에서 무작정 교민들을 최대한 많이 만나서 증언들도 좀 취합해 볼 수밖에 없었는데요.

공통적으로 추릴 수 있었던 정보는 평소에 아기를 보모가 돌봤기 때문에 은신 중에도 정 씨가 보모와 함께 있을 것이다, 또 정 씨가 어려서부터 외국 생활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한식당이나 또 한국 음식 판매 마트가 있는 곳에 있을 것이다, 또 최순실 씨가 구매한 폭스바겐, 밴 또는 BMW SUV 차량을 여전히 타고 다닐 것이다, 이 정도였습니다.

[앵커]

그런데 은신처가 덴마크에 있는지는 어떻게 알게 된 거죠?

[기자]

시청자의 제보가 결정적이었습니다. 이 제보자는 한국에 있는 분이었는데요. 이분도 사실 독일에 있는 지인으로부터 전해 들은 내용을 저희에게 제보해 주신 겁니다.

저희는 이 제보를 받았을 때 사실 독일이 아닌 오스트리아의 한 도시에 것이라는 정황을 확보하고 그쪽으로 가던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프랑크푸르트에서 북쪽으로 무려 941km나 떨어진 덴마크 올보르에 정 씨가 있다고 하니까 선뜻 이 제보만 듣고는 떠나자라고 결정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결국 독일 현지에 있다는 그 1차 제보자와 연락이 어렵게 닿았고 질문과 답변을 여러 차례 주고받은 끝에 덴마크 올보르로 갈 필요성이 충분하다, 이렇게 판단하고 출발하게 된 겁니다.

[앵커]

같이 동선을 정리를 해 보면 이 기자가 현지 시간으로 12월 30일 오후에 독일을 출발했어요. 그리고 12시간 뒤에, 그러니까 12월 31일 새벽에 덴마크 올보르에 도착한 거죠? 올보르에 가서는 정 씨의 집을 찾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습니까?

[기자]

일단 저와 카메라 기자 단둘이 독일에서 렌터카를 이용해서 출발을 했는데요. 현장에 가니까 골목길을 하나 두고 집들이 마주보고 있는 오밀조밀한 아주 한적한 그런 곳이었습니다.

새벽 4시쯤이었는데 유독 한 집만 불이 켜져 있었습니다. 부엌 창문 사이로 전기밥솥이 보였는데 저희가 그 자리에서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해 보니까 바로 한국 제품이었습니다.

[앵커]

바로 저기 보이네요.

[기자]

그리고 또 독일 취재 중에 여러 번 들었던, 앞서 공통된 교민들의 증언이라고 말씀드린 폭스바겐 밴 차량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앵커]

그렇게 찾았다고 해도 그 다음이 문제잖아요. 바로 접촉을 시도했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일단 정 씨 일행이 외출을 할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정 씨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차를 대고 12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저희 취재진 입장에서는 미리 좀 물과 빵 같은 걸 사놓은 게 참 다행이었는데요. 저희 차로 다가와서 왜 왔냐, 이렇게 궁금해하는 현지 주민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저희는 그분들에게 정 씨에 대해서 정 씨가 평소 어땠는지 이런 걸 오히려 물었고 정 씨가 평소에 거의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또 걸음마를 하는 어린아이를 봤다, 또 부자인 것 같았다 등의 생생한 증언을 확보할 수가 있었습니다.

[앵커]

그렇게 또 기다린 뒤에 집에 가서 노크를 한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연말이니까 외식을 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했고 또 보디가드 등과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먼저 저희가 섣불리 들어가면 저희 신변도 사실은 안전할지 말지 저희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먼저 잠복을 한 것인데, 12시간을 기다려도 집밖으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노크를 하게 된 겁니다. 당시 그 영상을 잠시 보시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말씀만 좀 여쭙겠습니다. 아, 선생님 잠시만요!]

[앵커]

저런 이후에 바로 경찰에 신고했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아까 보신 상황이 31일 오후 상황인데요. 다음 날, 그러니까 1월 1일 오후까지 다시 또 기다렸습니다.

일단 노크를 했으니까 상황을 정리해 보면 이미 정 씨 일행은 집안에 있으면서 저희가 온 것을 알아차린 상황이었고요.

또 저희가 그 자리에서 떠난다면 이 은신처가 더 이상 은신처가 아니게 된 거죠. 은신처를 정리하고 다른 곳으로 도주할 가능성도 컸습니다.

또 변호인이나 조력자 등과 연락을 해서 집안에 있을지 모르는 증거를 인멸하거나 또 저희를 위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습니다.

정 씨 일행은 실제로 간간이 창문을 가린 천을 살짝 들면서 밖에서 기다리는 저희 취재진을 살펴보기도 했습니다.

[앵커]

24시간을 또 기다려서 신고를 한 건데 현지 경찰이 왔을 때 반응은 어땠습니까?

[기자]

창문이 모두 가려져 있는 등 누가 봐도 수상한 정황이었기 때문인지 현지 경찰은 곧바로 K-9이라고 불리는 수색견을 동반한 추가 병력을 요청했습니다.

저희 취재진은 현지 경찰에 정 씨 관련 염문 기사와 또 독일 검찰과 저희가 주고받은 정 씨 수사 관련 이메일 등을 보여줬더니 경찰은 취재진에게 상당히 호의적이었습니다.

집앞 보도블럭 인도 안쪽으로만 접근하지 않으면 모든 상황은 촬영해도 좋다, 이렇게 허락을 해 줬고 또 집안에 들어갔다가 나오면서는 저희가 묻지도 않았는데 먼저 정유라 씨가 안에 있는 게 확실하다, 이렇게 확인해 주기도 했습니다.

[앵커]

정작 정 씨 체포까지는 4시간이 걸렸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현지 출동 경찰도 자신들의 상부에 수시로 상황을 보고하면서 지시를 기다렸는데요.

당시 저희에게 설명을 해 준 바로는 한국 경찰이 정유라 씨를 인터폴 적색수배 명단에 올려줄 것을 요청한 사실을 확인했고 독일 검찰이 수사 중인 것도 확인했다면서 상부에서 체포명령이 있으면 곧바로 체포할 것이라고 설명해 줬습니다.

덴마크 경찰도 여러 확인을 거쳐서 출동 4시간 만에 체포 근거를 확보하고 체포를 하게 된 겁니다.

[앵커]

그렇게 어렵게 체포를 해서 현지 법원이 이번 달 30일까지 정 씨를 붙잡아두기로 한 거고요. 앞으로 송환 절차가 더욱 기대가 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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