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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K스포츠 출연' KT 임원 "청와대 관심사안 거절 어려워"

입력 2017-01-11 13:06

KT그룹 희망나눔재단 이사장 진술…"전경련 독촉 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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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그룹 희망나눔재단 이사장 진술…"전경련 독촉 심해"

'미르·K스포츠 출연' KT 임원 "청와대 관심사안 거절 어려워"


미르·케이스포츠재단에 18억원대 거액을 출연한 KT그룹의 임원이 검찰 조사에서 "청와대의 관심 사안이라 거절하기 어려웠다"며 출연 이유를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11일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1·구속기소)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2차 공판에서 KT그룹 희망나눔재단 전모 이사장의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검찰이 공개한 조서에 따르면 전 이사장은 지난 2015년 10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서 최초로 미르재단과 관련된 전화를 받았다.

전 이사장은 "토요일에 (전경련 측서)뜬금없이 연락이 와 '자세히 설명해 달라'고 했더니, 전경련 박모 전무가 한류 관련 문화재단을 설립해야 하니 KT도 출연해 달라고 했다"며 "출연금 액수를 물어보니 '위에서 정해서 내려올 것'이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1장짜리 재단법인 미르 설립 추진계획안을 받아 이를 근거로 내부보고 문건을 작성한 뒤, 임원간담회를 거쳐 회장의 승낙을 받아 재단 출연 참여의 뜻을 전달했다"고 했다.

검찰은 재판에서 이 '1장짜리' 재단법인 미르 설립 추진계획안을 증거로 공개했다. 계획안에는 ▲기금 규모 총 500억원 ▲18개 기업 참여 ▲해외문화교류 등 주요사업 ▲향후 일정 등이 간략히 적혀있었다.

전 이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청와대가 추진하고, 대다수 다른 기업들이 출연한다고 해 출연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전경련 박모 전무가 '청와대가 추진하는 사업'이라는 뉘앙스를 보여 어쩔 수 없이 출연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KT만 유별나게 거절할 수 없었다"며 "사실상 강요였고, 전경런 측에서 독촉이 너무 심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이 "사업 내용이 추상적이고 구체화된 사업이 전혀 없어 아무리 재단 설립이 바람직했다 하더라도 거액을 선뜻 내놓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라고 질문하자, 전 이사장은 "사업 내용을 검토할 시간도 없었고, 청와대가 추진한다고 해 출연하게 된 것"이라고 진술했다.

아울러 K스포츠재단 출연에 대해 미르재단과 같은 취지로 "청와대가 추진하는 사업으로 보여 어쩔 수 없이 출연하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이같은 전 이사장의 진술을 공개하면서 "KT는 전경련 측이 '청와대가 추진하고, 다른 대기업들이 참여한다'면서 출연금 확정을 요청했기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출연하게 된 것"이라며 "유독 KT만 밉보일 수 없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특히 검찰은 미르·케이스포츠재단 출연 기업 53곳 중 4분의 1의 기업이 적자라는 언론 보도 및 2015년도 당기순이익/순손실 감사보고서 등 자료를 토대로 "당시 KT는 순손실이 1조1400억여원에 이르렀음에도 (재단에)총 18억원을 출연했다"며 "자발적으로 출연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오전부터 검찰이 제출한 증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오후에도 계속해서 증거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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