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1)씨 등 '국정농단' 관련자들의 재판 2라운드가 11일 시작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이날 최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48)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등의 2차 공판을 진행한다.
다만 재판부가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모금 혐의에 대한 증거조사를 먼저 실시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정 전 비서관은 재판에 출석하지 않을 예정이다.
재판부는 이날 열리는 재판에서도 지난 기일과 같이 증거 조사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검찰이 혐의를 입증하겠다며 제출한 중요 증거들이 재판에서 얼마나 공개될지 주목된다.
검찰은 안 전 수석과 재단 및 전경련 등 관련자들의 진술조서를 추가로 제시하며 재단 설립 및 모금 과정에서의 강요 혐의를 입증할 전망이다.
핵심 증거로 평가받는 안 전 수석의 수첩도 공개될 지 이목이 쏠린다. 법정에서 최씨와 안 전 수석 측 변호인이 안 전 수석 수첩에 대한 증거 동의 여부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변호인 측이 동의한 증거부터 조사를 하고 있어 수첩은 당장 제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앞서 검찰은 5일 열린 첫 재판에서 주요 증거 자료를 대거 쏟아내 사실상 '창고 대방출'을 시작한 바 있다.
당시 재판에서는 미르·K스포츠재단 등기부등본과 설립 허가 결제 정보, 재단 전 이사장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직원 등 관련자들의 진술조서, 최씨의 증거인멸 교사 정황 자료 등이 제시됐다.
검찰은 "최씨와 박근혜 대통령이 공범이라는 증거는 차고 넘친다"며 "법정서 모두 입증할 계획"이라고 추가 자료 공개를 예고한 바 있다.
한편 최씨는 지난 1차 공판에서 "억울한 부분이 많다"며 박 대통령과의 공모 혐의 등을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방대한 증거자료 등을 보면 최씨가 어떻게 돈을 빼돌렸는지 등이 자세히 나타나 있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오는 19일로 예정된 3차 공판부터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 등 증인신문을 진행할 방침이다. 현재 증인으로는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 정현식 전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 등이 채택돼 있다.
최씨는 직권남용과 강요, 강요미수, 사기 미수 등의 혐의로, 안 전 수석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강요미수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최씨와 안 전 수석은 박 대통령과 공모해 전경련 회원사인 대기업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에서 774억원의 출연금을 강제로 내도록 했다는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