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1)씨와 함께 국정 농단 의혹을 받고 있는 차은택(48)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등에 대한 첫 공판이 10일 본격 시작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이날 오전 차 전 단장과 송성각(59)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에 대한 첫 공판을 연다.
이날 재판에서는 차 전 단장 등의 변호인들이 혐의에 대한 구체적인 의견을 밝힌 뒤 증거조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차 전 단장 측은 지난 공판 준비기일과정에서 "최씨 지시로 포레카 공동인수 협상을 추진했을 뿐"이라며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이 광고업체를 압박하는 행위에 관여한 게 없다"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만 인정하고, 다른 혐의들은 모두 부인했다.
차 전 단장은 준비기일에도 불구하고 법정에 직접 출석한 바 있다. 형사재판에서 공판기일과 달리 공판준비기일에서는 피고인이 꼭 출석해야 할 의무가 없다.
차 전 단장은 당시 "횡령 부분에 대해서 깊이 반성하고 있다.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법리적으로 밝히고 싶은 부분이 있어서 변호사와 상의했다"며 "이런 사건에 물의를 일으켜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죄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앞서 검찰은 최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48)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등에 대한 첫 공판에서 증거자료를 대거 공개해 사실상 '창고 대방출'을 진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날 열리는 차 전 단장 등의 재판에서도 중요 증거자료들이 다수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에 대한 내용이 나올지도 주목된다.
차 전 단장은 광고제작사 아프리카픽쳐스 대표이사를 지내면서 배우자인 오모씨를 직원으로 허위로 올려 10여년 동안 총 6억4616만원의 급여와 상여금 등을 타내는 등 총 10억4729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또 지난 2015년 2월 최씨와 함께 광고대행사이자 포스코 계열사인 포레카 지분을 강제로 넘겨받기로 마음먹고 우선협상대상자였던 회사 대표를 협박해 인수를 요구했지만 미수에 그친 혐의도 있다.
차 전 단장은 박근혜 대통령 및 최씨, 안종범 전 수석과 공모해 KT에 인사압력을 넣고 최씨와 함께 설립한 플레이그라운드를 광고대행사로 선정하도록 한 혐의 등도 받았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