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대권주자인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손학규 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에게 정계은퇴를 요구하며 연일 공세를 펴고 있어 그 배경에 시선이 쏠린다.
안 지사는 지난 3일 손 고문에 정계은퇴를 요구한 데 이어, 전날에는 손 고문을 '철새 정치인'으로 규정, "(손 고문은) 어떻게 동지가 해마다 그렇게 수시로 바뀌냐"고 비난했다. 손 고문이 지난 2007년 한나라당 경선을 앞두고 탈당한 바 있고, 지난해에는 정계복귀와 동시에 민주당을 탈당했던 점을 지적한 것이다.
안 지사는 5일 트위터에서도 손 고문을 겨냥, "정치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선거 때면 투표장에 나가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는 유권자가 있다. 그런데 걸핏하면 당을 버리고 나가는 정치인도 있다"고 비꼬았다.
이같은 공세에 대해 안 지사 측은 정당 중심의 정치를 중요시하는 안 지사의 철학을 부각시키기 위한 행보라고 입을 모은다. 손 고문 개인이 아니라,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의 이합집산 시도를 비판했다는 것이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뉴시스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안 지사도 18대 총선 당시 공천에서 탈락했지만 탈당하지 않았다. 정당정치가 중요하다는 안 지사의 지론 때문"이라며 "안 지사 입장에서 손 고문의 반복된 탈당과 정계은퇴 번복 발언은 정도(正道)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일각에서는 손 고문이 추진 중인 국민주권개혁회의의 출범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귀국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제3지대'를 야합으로 격하시키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손 고문 측에 '분열주의자' 프레임을 씌우고, 이를 통해 제3지대 결집 시도를 흔들고자 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소속 손학규계 의원들의 탈당설이 제기된 바 있어, 손학규계 의원들의 탈당을 차단하기 위한 일종의 '단속'이라는 분석도 있다. 손학규계 의원들에게 보낸 일종의 '경고 메시지'라는 것이다.
결국 안 지사의 공세는 안 지사의 지지율이 여전히 답보 상태인 상황에서의 '몸값 올리기' 시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당내에선 이를 두고 "경선에서 문재인 전 대표를 이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부정적인 시각도 나온다. 결국 안 지사 지지층을 확보하는 데에는 별 효과가 없는데다, 정작 당내 경선에서 맞붙어야 할 문 전 대표를 겨냥하는 데에는 안 지사가 몸을 사리고 있다는 점에서다.
또다른 안 지사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전략적으로 계산해 손 고문 개인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 손 고문의 행위에서 비롯되는 정당정치와 민주주의의 낡은 질서를 지적한 것이며, 이런 모든 낡은 시도에 대해 앞으로도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이는 문 전 대표라 할지라도 예외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메시지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안희정의 보따리'를 풀어놓으며 대선행보를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