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무려 1만 명에 가까운 문화계 블랙리스트, 이 얘기로 넘어가겠습니다. 과연 이 많은 사람들을 전혀 분류도 하지 않고 관리해왔을까, 처음부터 사람들이 가졌던 의문이었습니다. 오늘(4일) 그 답이 나왔습니다. 문체부가 이른바 A등급 블랙리스트 900명 정도를 따로 관리했다는 내부 증언이 나왔습니다. 이들에게 정부 보조금이 가지 않도록 청와대까지 나서서 체계적으로 관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전영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정부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연극대상에서 작품상을 받았던 이윤택 전 국립극장 예술감독,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지지 연설을 했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올랐습니다.
문학창작기금 심사에선 100점을 받고도 지원대상에서 배제됐고, 이 감독과 관련된 극단 역시 정부 지원금이 끊겼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이 감독을 포함해 900명 정도를 A등급 특별 관리 대상으로 따로 분류했다는 내부 증언이 나왔습니다.
문체부 관계자는 "1만 명에 해당하는 전체 명단 외에 900명 정도를 추린 별도의 명단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문체부가 각종 예산으로 쥐락펴락할 수 있는 대상이 900명 정도였다"며 "이 사람들에게 돈이 내려가지 않는다는 것을 청와대에서 다 보고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A등급 블랙리스트엔 세월호 참사 관련 정부에 비판적이었던 극단 '고래'의 이해성 대표, 변방연극제를 이끈 임인자 예술감독 등도 포함됐습니다.
[이해성 대표/극단 '고래' :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후에 보조금은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습니다. 1년 반 이상 배제됐죠.]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등급별로 따로 관리되면서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예술인들을 배제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