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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소추 후 처음 기자단 만난 박 대통령…"국민께 미안" 의혹은 전면부인

입력 2017-01-01 18:27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40여분간 다과 함께 해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29일 만의 외부인 접촉
"저를 도와줬던 분들, 뇌물 받은 것도 없는데 고초 겪어 마음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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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출입기자단과 40여분간 다과 함께 해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29일 만의 외부인 접촉
"저를 도와줬던 분들, 뇌물 받은 것도 없는데 고초 겪어 마음 아파"

탄핵소추 후 처음 기자단 만난 박 대통령…"국민께 미안" 의혹은 전면부인


국회의 탄핵소추로 직무정지 상태에 빠진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정유년(丁酉年) 새해를 맞아 출입기자들과 소통의 자리를 가졌다. 박 대통령은 직무정지 상태에서도 법률 대리인단이나 참모들과는 계속 만나왔지만 외부인과의 접촉은 지난해 12월9일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23일 만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출입기자들을 청와대 상춘재로 불러 간단한 다과와 차를 함께 했다. 당초 이날은 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이 출입기자단과 떡국으로 점심 식사를 하는 행사만 예정돼 있었다.

박 대통령과의 티타임은 한 실장과의 오찬이 진행되던 오후 1시가 돼서야 공지가 될 정도로 급박하게 결정됐다. 새해를 맞아 출입기자들과 만나 인사하고 덕담을 나누고 싶다는 박 대통령의 뜻에 따라 이날 오전에 갑자기 일정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 의혹과 특검의 수사,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등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언론에 밝히고 싶다는 박 대통령의 뜻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해 11월29일 3차 대국민담화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여러가지 오늘은 무거운 말씀을 드렸기 때문에 가까운 시일내에 여러가지 경위에 대해 소상히 말씀드리겠다"며 별도의 기자회견을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국회의 탄핵소추로 직무정지가 되면서 공식적인 기자회견을 열기 어렵게 되자 신년인사의 형식으로 기자단 앞에 자신과 관련된 의혹 소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날 기자단과의 신년인사가 박 대통령이 예고했던 기자회견을 대체한 것은 아니며 이는 추후에 따로 열릴 것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23분께 관저에서 내려와 상춘재에 도착했다. 흰색 정장 상의에 짙은 감청색 코트와 검정색 바지 차림이었다.

박 대통령은 "새해 1월1일부터 쉬지도 못하고 고생이 많으시다. 새해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시라"고 기자들을 격려한 뒤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활기찬 모습은 아니었지만 담담한 표정이었으며 자주 미소를 지어보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본관에서 주로 손님을 맞아 저도 한번도 쓴 적은 없지만 산책 삼아 걸어오기 적당한 곳 같아서 여기를 선택했다"며 외빈을 접견하는 한옥 건물인 상춘재를 기자단과의 신년인사 장소로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또 "30년 전과 비교하면 청와대도 참 많이 바뀌었다. 안 바뀌 곳이 별로 없는데 녹지원부터 여기까지는 별로 안 변했다. 당시에는 여기에서 대통령 오찬도 하고 뜰에서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남는다"며 과거도 회상했다.

박 대통령은 녹지원에 있는 나무를 가리키면서 "저 나무도 그때는 그렇게 크지 않았다. 오랜만에 보니까 지지목도 세웠는데 어릴 때는 그네를 묶어서 놀려고 했다가 아버지가 '나무가 상한다'고 해서 못한 기억이 있다. 출퇴근시 저 나무를 지날 때마다 그런 기억이 스친다"고도 말했다.

이어서 박 대통령은 상춘재로 입장해 기자들과 약 40여분 간 다과를 함께 하며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질의응답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저로 인해서 여러분들이 힘들게 지내시게 돼 굉장히 미안한 마음을 많이 갖고 있다. 국민들께도 계속 미안하다. 그런 생각으로 아주 무거운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며 탄핵 정국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특히 박 대통령은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등 주변인들의 구속 사태에 대한 심경도 전했다.

박 대통령은 "저를 도와줬던 분들은 사실 뇌물이나 이상한 것을 뒤로 받은 것이 하나도 없고, 그저 맡은 일을 열심히 해 온 것으로 저는 알고 있고 그렇게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휴일도 없이 일하고, 그렇다고 뒤로 무슨 이상한 것을 받고 한 것도 없는 분들인데도 이런 일에 휘말려서 여러 고초를 겪는 모습을 보면서 굉장히 마음이 많이 아프다"며 "그래서 요즘은 미소를 지을 일조차도 별로 없다"고 언급했다.

또 박 대통령은 "기업인들을 생각하면 또 미안한 마음이 많다"고도 말했다. 박 대통령은 "문화융성이나 창조경제를 민관이 지원하면 한류가 더 힘을 받고 국가브랜드도 높아져서 기업도 해외에서 호의적인 분위기 속에 활동할 수 있다는 데 공감해 그분들이 동참을 해준 것"이라며 "압수수색까지 받고 어려움을 많이 겪는 것을 보면서 정말 미안해서 마음이 편할 날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여러가지로 나라 안팎에서 변화도 빠르고 어려움도 많은데 하루 속히 정상을 되찾고 안정을 찾아 나라가 발전의 탄력을 받아 나가기를 매일 기원하는 마음"이라고도 전했다.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언론보도와 각종 의혹 제기에 대한 불만도 털어 놓았다.

박 대통령은 "방송에 나오는 것을 보면 너무나 많은 왜곡과 오보, 허위보도가 남발돼서 종 잡을 수가 없다"며 "그래서 청와대 홈페이지에 '오보를 바로 잡습니다'라는 코너도 만들었는데 그것도 다 못 잡고, 지금 있는 것만 해도 수십 개"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굉장히 혼란을 주면서 오해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왜곡된 것이 나오면 그것을 바탕으로 또 오보가 재생산되고 있다"며 "끝도 없는 일이 벌어져서 참 답답하고 무거운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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