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64·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팀이 31일 오후 2시부터 문형표(60)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이화여대 류철균(50) 융합콘텐츠학과장, 최순실(60)씨의 조카 장시호(37)씨를 각각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문 이사장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국회에서의증언·감정등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이날 오전 2시10분께 구속됐다. 특별검사팀의 첫번째 구속이다.
호송차에서 내린 문 이사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로 국민연금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표를 던지도록 압력을 넣었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짧게 답하고 조사실로 향했다.
특검은 국민연금이 합병에 찬성표를 던지도록 문 이사장이 압력을 넣은 과정을 자세히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져 수천억원의 손실을 입은 과정에 대해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특검은 이 부분에 배임혐의를 추가로 적용할지 검토 중이다.
문 이사장은 지난해 7월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국민연금공단 의결권행사 전문위원에게 전화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할 것을 종용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미 특검 조사 과정에서 문 이사장은 이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이외에도 특검은 최순실씨의 조카 장시호씨도 함께 불러 삼성그룹의 최씨 일가 특혜 지원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 특검은 이화여대 류철균 융합콘텐츠학과장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긴급체포하고, 문 이사장과 함께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정유라씨의 학사 비리에 관련된 첫 긴급체포다.
류 학과장은 전날 오후 7시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지만, 진술 태도와 증거 인멸의 가능성 등을 고려해 이날 오전 6시 긴급체포됐다. 조사과정에서 류 학과장은 "최순실씨와 아는 사이"라고 진술했다.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영원한 제국' '인간의 길' 등을 출간한 유명 소설가로서 필명 '이인화'로 더 잘 알려진 류 학과장은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20)씨에게 각종 특혜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류 학과장은 '영화 스토리텔링의 이해'라는 수업을 맡아 출석을 제대로 하지 않은 정씨에게 기준보다 높은 학점을 주는 등 특혜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류 학과장을 상대로 정씨에 대한 특혜가 있었는지 여부와 그 배경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또 특검은 류 학과장이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위원, 청년희망재단 초대 이사 등을 역임하는 과정에 청와대의 입김이 있었는지 여부도 조사할 계획이다.
특검은 류 학과장에 대한 조사를 거쳐 내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