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삼성그룹의 노조 무력화 전략이 담긴 문건, 저희가 지난 2013년에 단독으로 입수해서 보도해드렸었습니다. 대법원이 어제 이 문건은 삼성에서 작성한 게 맞고, 이를 바탕으로 한 노조 간부 해고도 부당한 조치라고 판결했습니다.
김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13년 10월 공개된 삼성그룹의 '노조 무력화 전략' 문건입니다.
이 문건엔 노조 설립을 시도하는 직원들을 문제 인력으로 분류하고, 이들의 비위 사실을 채증해 징계하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또 노조가 설립될 경우 주동자는 해고나 정직을 유도하도록 적혀 있습니다.
당시 삼성 측은 자신들이 작성한 문건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어제 대법원은 해당 문건의 작성자가 삼성이며 이 문건에 따라 노조 간부를 해고한 건 부당하다고 결론냈습니다.
앞서 조장희 금속노조 삼성지회 부지회장은 2011년 7월 복수노조가 허용되면서, 동료들과 함께 신규 노조를 세웠습니다.
하지만 삼성 측은 조 부지회장이 노조 홍보를 위해 임직원 4천여명의 개인 정보를 빼돌렸다며 해고했습니다.
이에 조 부지회장은 소송을 제기했고, 1심과 2심 법원 모두 삼성 측이 노조를 없애기 위해 조 부지회장을 해고했다고 인정했습니다.
특히 재판 과정에서 노조 무력화 전략 문건의 실체가 쟁점이 됐지만 1심부터 대법원까지 모두 이를 인정했습니다.
삼성 측은 "법원 판결을 면밀히 검토한 뒤 판결을 이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