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소장 지명됐다가 한달만에 '낙마' 불명예
이동흡 전 헌법재판관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 대응과 관련한 지원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전 재판관은 29일 오전 청와대에서 탄핵심판 대리인단과 박 대통령의 상견례 자리에 동석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밝혔다. 그동안 일부 변호인이 박 대통령을 개별적으로 만난 적은 있었지만 전체 대리인단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면담에는 이중환 변호사를 비롯해 그동안 언론에 알려진 9명의 대리인단 중 8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목할 점은 대리인단과는 별도로 이 전 재판관도 면담에 함께 했다는 점이다.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 출신의 이 전 재판관은 수원지방법원장과 서울가정법원장을 역임했으며 2006년 9월부터 2012년 9월까지 6년 동안 헌법재판관으로 재직했다.
박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 2013년 1월에는 헌재 재판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지명됐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지명했지만 사실상 박 대통령의 첫 인사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특정업무경비 사적 유용 등 각종 의혹으로 한달여 만에 낙마했다.
이 전 재판관이 탄핵심판 대리인단에 직접 합류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문 역할을 하면서 박 대통령을 도울 것이라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대리인단에는 헌재 근무 경력이 있는 인사가 극소수여서 6년간의 풍부한 헌재 재직 경험을 갖춘 이 전 재판관의 지원은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이날 대리인단과의 면담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이명재 민정특보도 박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돕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특보는 그동안 박 대통령의 법률 자문역을 계속해 왔고 탄핵심판에서도 마찬가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총장 출신인 이 특보는 박 대통령의 특검 수사 준비를 도울 것으로 보인다. 이 특보는 대검찰청 중수부장과 부산고검·서울고검장 등을 역임했으며 국민의정부 때인 2002년에는 검찰총장도 지냈다.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이 특보를 가리켜 '당대 최고의 검사'라고 칭하기도 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