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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한반도·중국에 먼저 사죄해야"…일본에서도 비판 제기

입력 2016-12-28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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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한반도·중국에 먼저 사죄해야"…일본에서도 비판 제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7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진주만에서 75년 전 일본군의 진주만 공습과 관련해 발표한 메시지에 대해 일본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날 아베 총리는 진주만-히캄 합동기지에서 발표한 진주만 메시지에 일본 주요 언론들은 "전쟁에 대한 사과와 책임 및 반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면서도 "화해의 힘을 강조한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28일 지지통신은 일본에 있는 '전쟁과 평화 관련 자료관'의 관장 등의 목소리를 빌려 아베 총리의 진주만 메시지를 비판했다.

도쿄(東京)에 위치한 '도쿄 대공습·전재(戰災)자료센터' 관장이자 작가인 사오토메 가츠모토(早乙女勝元·84)는 아베의 연설에서 강조된 미일 동맹에 대해 "순수한 평화동맹이 아닌 군사동맹이다"라고 평가했다.

사오토메 관장은 이어 오키나와(沖縄)현에서 재개된 주일미군 후텐마(普天間)비행장 이전 공사를 언급하며 "(아베 총리가 진주만 연설에서 밝힌) 화해와 관용이라는 말이 공허하게 들린다"면서 "일본이 침략과 식민지배를 벌인 중국이나 한반도에 먼저 사죄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나가노(長野)현 우에다(上田)시의 '전몰화 학생 위령 미술관'의 관주인 구보시마 세이치로(窪島誠一郎··75)도 "'사과없는 화해'라는 세리머니를 미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제작한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구보시마 관주는 이어 아베 총리의 연설에 대해 "사과를 피하려고 무리하다보니 말에 힘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아베 총리가 미일 동맹관계를 강조한 점에 대해서도 그는 "미국을 위해서라면 전쟁할 수 있다는 것처럼 들렸다"며 "대전(大戰)이라는 잘못을 저질렀다는 겸허한 자세가 부족하다"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아베 총리의 이번 진주만 방문은 지난 5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현직 미 대통령 최초로 원폭 피폭지인 히로시마(廣島)를 방문한 것에 대한 답방의 성격을 띠고 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히로시마에서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핵없는 세상'에 대해 역설했으며, 원폭투하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베 총리의 진주만 메시지를 높이 평가하는 의견도 있었다. 히로시마현 구레(呉)시에 위치한 '해사(海事)역사 과학관' 관장인 도다카 카즈시게(戸高一成·68)는 "양국 책임자가 직접 진주만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한 것은 의미가 있으며, 굉장히 좋았다"라고 평가했다.

도다카 관장은 아베 총리가 사과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전쟁은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나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사과가 아니라 반성해야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두 정상이 미래와 차세대를 위한 연설을 포함한 이번 진주만 방문을 "역사적으로 큰 어필"이라고 칭송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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