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활용되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김상률(56)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28일 특검에 출석했다.
김 전 수석은 차은택(47·구속기소)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의 외삼촌이다. 차 전 단장의 입김으로 교육문화수석 자리에 올라 정부의 각종 이권 사업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김 전 수석은 이날 오전 10시께 대치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며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알고 있는가' '이화여대 학칙 개정 개입 의혹이 있다' 등의 질문에 "특검 조사에서 모든 걸 말하겠다"며 더 이상의 답을 피한 채 조사실로 향했다.
김 전 수석은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당시 정무수석실에서 만들어진 블랙리스트를 문화체육관광부로 전달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해당 리스트에는 정부 비판적인 문화계 인사 1만명의 이름이 담겼고, 이들을 정부 지원에서 배제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수석은 차 전 단장과 함께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시설 사업권을 부탁했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담당 임원이 이를 거절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과정에도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 전 수석은 재직 당시 최씨의 회사인 더블루케이에 이권을 챙겨줬다는 의혹도 있다. 이와 관련 조모 전 더블루케이 대표는 "최씨가 김 전 수석을 만나 사업을 논의하라고 했다"고 언론을 통해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김 전 수석은 최씨로부터 딸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입학을 부탁받고 이대의 학칙 변경 과정에도 관여했다는 의혹에 연루돼 있다.
김 전 수석은 지난달 15일 검찰에 출석해 관련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해당 조사 내용을 포함해 수사 기록을 특검에 인계한 상태다.
특검팀은 지난 26일 김 전 수석을 비롯해 김기춘(77)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50) 문체부 장관, 김종덕(59) 전 문체부 장관의 주거지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하며 문화계 블랙리스트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블랙리스트 일부 명단 역시 확보해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
전날에는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는 정관주 전 문체부 제1차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교육문화수석 당시 문화계 블랙리스트 활용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모철민 프랑스 대사에 대해서도 소환 통보한 상태다. 모 대사는 이날 일시 귀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