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강원도 내 음식점 등 상경기가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 14일 철원 농가 2곳이 AI 양성 확진 판정을 받은 후 강원도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현재 고병원성 AI 차단방역 경보 수준은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됐다.
춘천 지역 닭, 오리 음식점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고, 택배 주문도 뚝 떨어졌다. 대형마트에서는 닭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 도내 경제계에 따르면 닭, 오리 등 가금류 관련 음식점의 매출은 약 50% 떨어졌다.
닭갈비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모(63·온의동)씨는 "최순실 게이트로 국가가 어수선하니 경기도 너무 나쁘고, 수도권에서 내려오던 손님들의 발길이 줄어 매출에 타격이 있다"며 "크리스마스 이브날 사람 구경을 할 수 없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AI 여파로 계란 공급이 불안해지면서 빵 생산업체와 음식점 등에도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계란을 주 재료로 하는 춘천의 한 동네 빵집은 가격 인상과 더불어 물량 확보가 어려워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대형 제빵업체는 지난 22일부터 계란이 많이 들어가는 19개 품목 생산을 중단했다.
일부 음식점들은 계란말이나 계란찜 등 안주나 반찬으로 나가던 메뉴를 제한했다.
분식집을 운영하는 정모(45·여·원주)씨는 "2500원에 나가는 라면에 비싼 계란을 넣으면 남는 것도 없다"며 "토스트 등 계란이 들어가는 메뉴 가격을 높일 수도 없어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강원도는 운영하던 가축질병방역대책본부를 재난안전대책본부로 확대 구성하고, 종합상황실을 24시간 비상 운영하는 등 AI 확산 차단을 위해 강도 높은 방역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도 방역 당국 관계자는 "현재 예방적 살처분 등 감염 확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고병원성 AI 바이러스는 75도 이상에서 5분만 가열해도 모두 사멸되기 때문에 익혀 먹는 닭갈비 등은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