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부총재 시절인 1999년 최순실과 대화했던 육성 대화 녹음 파일이 23일 공개됐다.
이날 채널A 보도에 따르면 녹음 분량은 30분 가량이며 대화 시기는 1999년 6월경이다. 박 대통령과 최순실, 남성 2명이 박정희 기념관 건립 추진위원회 구성을 논의하는 회의 내용이 담겨있다.
여기에는 최순실이 회의에 참석한 남성 2명에게 "그거 100억, 200억 뭐 300억 이렇게 한 걸, 누가 예산편성을 한 거야", "구미에서 뭘 짓는건데?" 등 반말하는 녹취가 담겨있다.
박 대통령이 "국민이 지금 전국적으로 이렇게 모으면…"이라고 말을 하는 도중 최순실은 "구미 생가는 그 예산이 편성되는대로 아까 교수님들 얘기로 알아서 결정하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기념관 건립 위치에 대해 "북쪽 방면이나 했으면…"이라고 하자 최순실은 또 다시 말을 끊고 "거기 부근이 어디죠? 그러니깐은 ○○가는 호텔 양평 가는 휴전선 근처에서 조금"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채널A는 "실무자 2명은 박 대통령이 아닌 최순실에게 주요 내용을 보고하고, 최 씨는 주로 반말로 지시한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박정희 기념관 성금 모금과 관련한 의견을 제시하는 박 대통령의 말을 (최순실이) 도중에 끊기까지 한다"며 "최순실은 기념관 위치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박 대통령의 말도 잘라버리고 자기가 할 말을 한다"고 보도했다.
또 "최순실이 대화를 주도할 뿐 아니라 박 대통령 등 대화 참여자들을 다그치는 듯한 모습까지 드러낸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체 30분 가량의 대화 내용 중 박 대통령의 발언 시간은 2분 50초에 불과했다. 반면 최순실의 발언 분량은 6분 40초로 박 대통령보다 2배 이상 더 길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