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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위기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투자실폐 사례' 되나

입력 2016-12-23 13:21

2008년 불황기에 1조2000억원 투자강행

당시 정몽준 대주주 대선 염두 결정 시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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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불황기에 1조2000억원 투자강행

당시 정몽준 대주주 대선 염두 결정 시각도

폐쇄위기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투자실폐 사례' 되나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일감 부족으로 폐쇄 위기에 몰리면서 국내 조선산업의 대표적 투자 실패 사례로 남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터지며 미래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도 1조원 넘게 들여 군산조선소 건설을 강행했다.

그러나 군산조선소가 가동을 시작한 2009년부터 조선 경기는 지속 내리막을 걸었고 최근 완전 바닥을 찍으면서 존폐가 거론되는 상황에까지 오게 됐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군산조선소의 남은 일감이 이르면 내년 상반기 완전 고갈되는 등 폐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현대중공업이 불황기 무리하게 과잉투자를 벌였다가 결국 상투를 잡은 것 아니냐는 시각이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1조2000억원 규모의 군산조선소 건립 계획을 발표한 것은 2008년 1월이다. 직전 해인 2007년 조선업이 최호황기를 맞았던 만큼 처음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같은 해 5월 착공이 시작된 시점에서 세계 금융위기라는 암초가 등장하며 문제가 발생했다. 향후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선박 발주 급감 등의 상황이 예측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군산조선소 투자가 중단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현대중공업은 어떤 역경도 이겨낼 수 있다는 '현대 정신'을 강조하며 뚝심으로 사업을 밀어붙였다.

당시 이 사업을 적극 추진했던 것은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당시 대표이사 사장)이다. 그는 "한국경제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하다는 사명감과 군산조선소를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곳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의 장밋빛 전망과 달리 조선경기는 지난 2009년부터 급속히 나빠지기 시작했다. 해양플랜트 발주로 인해 수주가 잠시 살아난 적은 있었지만 군산조선소의 경우 일반 선박 건조만 가능해 큰 수혜를 누리지 못했다.

세계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군산조선소의 수주잔량은 지난 4월 19척에서 11월 12척으로 떨어졌다. 군산조선소의 연간 선박 건조능력이 24척 수준임을 감안하면 신규 물량이 배분되지 않는 이상 내년 상반기 일감이 바닥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과 관련해 조선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발전 등 취지 자체는 좋았지만 불황기에 무리하게 투자를 강행한 것은 사실 자체가 의외였다"며 "현대중공업은 울산에 근거를 두고 있는데 거리상 울산과 군산과의 시너지 등도 애초 기대하기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를 두고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가 당시 대선 등을 염두에 두고 전북 지역 표심을 위해 군산에 통 큰 투자를 결정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조선소는 협력사 등을 포함해 수천, 수만명의 고용효과를 내기 때문에 지역 경제 및 민심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정 대주주는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해 박원순 시장에게 패한 바 있다.

당시 공식적으로 사업을 총괄했던 최길선 회장이 군산 태생이라는 점도 주목된다. 실제로 그는 고등학교를 군산에서 다녔다. 지난 2009년 11월 현대중공업 사장직에서 물러난 이후인 2011년 3월에는 군산대학교 석좌교수로 임명되기도 했다.

최 회장이 다시 회사로 복귀한 것은 지난 2014년 8월이다. 현대중공업이 심각한 적자 늪에 빠지면서 구원 투수 격으로 대표이사 회장으로 회사로 돌아왔다.

그러다가 최 회장은 지난 11월 임원인사에서 대표이사직을 강환구 신임 사장에게 내줬다. 현대중공업이 군산 도크 가동 중단 등을 적극 검토하는 시기에서 일어난 일이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최 회장의 경우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나는 것이 아니고 회사에서 가장 많은 노하우를 갖고 있는 전문가인 만큼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해양분야를 정상화하는 데 역할을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현대중공업은 권오갑 부회장, 강환구 사장 투톱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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