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이 카를로프 터키 주재 러시아 대사 살해범은 22세 현직 경찰관인 것으로 밝혔다.
터키 현지매체 휴리예트는 19일(현지시간) 앙카라 현대미술관에서 열린 '터키인의 눈으로 본 러시아' 사진전에 참석해 축사를 하던 카를로프 대사에게 총을 쏴 살해한 범인은 메블루트 메르트 알틴타스라고 정부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가디언은 범인이 이날 비번이었다고 보도했다.
알틴타스는 1994년 6월 24일 서부 아이딘주에서 태어났으며, 이즈미르에서 경찰직업학교를 졸업한 후 지난 2년 반동안 수도 앙카라의 시위진압부대 소속 경찰관으로 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특정 급진이슬람 조직에 소속돼 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검은색 정장 양복과 넥타이를 맨 깔끔한 차림의 알틴타스는 19일 오후 7시 5분쯤 전시회장에서 축사를 하던 카를로프 대사 뒤 서 있다가 갑자기 총을 쐈다. 알틴타스는 이날 비번임을 이용해 카를로프 러시아 대사를 살해하는 계획을 수행하기 위해 전시회 개막식 참가자로 위장해 행사장에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BBC에 따르면, 알틴타스는 총 8발의 총을 쐈다. 그는 총에 맞고 쓰러진 대사 옆에 서서 아랍어로 "알라후 악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외친 후 터키어로 "알레포를 잊지 말라, 시리아를 잊지 말라"고 외쳤다.또 "우리 마을들이 안전하지 않으면, 너희도 안전을 즐기지 못하게 될 것이다. 죽음만이 나를 여기서 벗어날게 할 수 있다. 이 고통에 개입된 모든 사람들은 댓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라고 고함쳤다.
이같은 발언으로 볼 때 범인은 시리아 사태에 개입한 러시아가 알레포에 집중 폭격을 가해 엄청난 인도적 재앙을 초래한 데 대해 응징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 정부군은 러시아의 지원 덕분에 반군이 장악한 알레포 동부지역을 약 4년만에 탈환하는데 성공했다. 현재 알레포에서는 터키와 러시아의 중재로 반군 및 민간인 철수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알틴타스는 사건 발생 후 긴급출동한 경찰이 쏜 총에 맞아 현장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를로프 대사 이외에 현장에서 3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는데, 알틴타스가 쏜 총에 맞은 것인지 경찰의 진압과정에서 부상을 입은 것인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알틴타스가 범행을 벌인 전 과정은 동영상으로 생생히 기록됐다.
카를로프 대사는 현장에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던 중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스 통신 등은 카를로프 대사 부인이 남편의 총격 소식을 듣고 기절해 병원으로 실려갔으며, 정신이 다시 돌아왔을 때 남편이 숨을 거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