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문제는 이 수첩에 등장하는 고위 공무원들이 최순실 씨와 관련이 있는 인사들이라는 점인데요. 이 중에는 최순실 씨가 주도한 미르재단의 설립에 관여한 정황이 있는 인사도 포함돼 있습니다.
이서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최순실 씨는 지난해 10월 하순,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을 채근했습니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방한하기 전에 양국 문화재단 사이에 협력 양해각서가 체결돼야 하니 재단 설립을 서두르라는 지시였습니다.
이를 전해들은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10월19일 안종범 전 경제수석에게 재단 설립을 지시했습니다.
곧이어 21일부터 24일까지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 사무실에선 매일 전경련과 문체부 관계자가 모여 회의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 회의에 최순실 씨 수첩에 등장하는 정만기 산업부 1차관이 참석했다는 진술을 특검이 확보했습니다.
정 차관은 당시 청와대 산업통상자원비서관이었습니다.
차관 승진 전인 올해 4월에도 청와대 회의에 미르재단 이사를 참석시킨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정 차관은 JTBC와의 통화에서 올해 4월 회의에 대해서는 인정했지만 미르재단 설립 전 청와대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다며 최 씨와의 연관성을 부인했습니다.
또 최 씨의 수첩엔 정유라 씨 승마와 관련해 감사를 벌였다가 박 대통령이 "참 나쁜 사람"이라고 언급했던 노태강 전 문체부 국장의 이름도 있습니다.
노 전 국장은 당시 이미 좌천성 인사를 당했는데, 올해 박 대통령이 "이 사람이 아직도 공직에 있느냐"고 물은 직후 사표를 제출한 인물입니다.
대통령의 언급과 최 씨의 자필 메모 사이에 어떤 상관 관계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특검은 수사를 확대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