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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친박 vs 비박 2차전…이번엔 비대위원장 '혈투'

입력 2016-12-19 17:43 수정 2016-12-19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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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누리당의 '분당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유승민 의원이 친박계가 극히 부정적인 '전권 비대위원장 카드'를 던졌기 때문이죠. 자신에게 전권을 주는 비대위원장 자리를 요구한 데 대해 친박계가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당연히 부정적인 입장이죠. 오늘(19일) 여당 발제에선 새누리당의 분당 분위기를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친박과 비박은 2차전에 돌입했습니다. 친박 원내대표가 선출된 이후, 비대위원장 자리가 갈등의 핵으로 떠올랐습니다. 그 중심에 있는 인물은 유승민 의원입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비박계가 비대위원장을 추천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자 유승민 의원이 이런 답을 내놨습니다.

"전권을 행사하는 비대위원장이라면 독배를 마시겠다"

유 의원이 말하는 '전권'이란 크게 두 가지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비대위원 구성'과 '인적 청산'입니다. 쉽게 말해, 비박계 중심으로 비대위를 꾸리고, 친박 핵심들에 대한 대대적인 인적 청산에 나서겠다는 겁니다.

사실 국민 여론도 '유승민 비대위원장'에 우호적인 편입니다.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차기 비대위원장으로 유승민 의원이 적합하다는 의견이 27.2%로 가장 높게 나왔습니다.

그런데 사실 친박계가 이 제안을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한 친박 중진 의원은 "어린 아이에게 화약고 열쇠를 맡기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대다수 친박 의원들은 유승민 의원을 "갈등 유발자"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정우택 원내대표도 에둘러 반대 뜻을 나타냈습니다.

[정우택 원내대표/새누리당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당의 화합을 강조했기 때문에 당에 들어오셔서 같이 아우르고 함께 갈 수 있는 비대위원장이 저는 하나의 조건이고요. 독배를 마시는 기분으로 비대위원장을 맡겠다, 이렇게 얘기를…맡고 싶다, 이런 얘기를 하셨는데 그것은 유승민 의원의 개인 의견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실 유승민 의원도 주변에 "큰 기대는 없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친박계가 거부할 걸 뻔히 알면서 "전권을 행사하는 비대위원장"을 요구했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당 일각에선 '탈당을 위한 명분 쌓기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유 의원은 지난 주말에 측근들과 탈당 문제를 논의했다고 합니다.

유승민 의원 입장에선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유승민 비대위원장' 성사 여부가 새누리당의 분당을 결정짓는 최대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최종 결정까지는 1주일 정도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친박과 비박 모두 명분을 좀 더 쌓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서로 "공식 입장부터 내놓으라"면서 공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정병국 의원/새누리당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비박, 비주류의 남은 선택지는 뭔가요? 나가시는 겁니까?) 뭐 아직 공식적으로 저희들이 지금 입장을 듣지를 못했어요. (아, 친박의 입장을요?) 네. 그래서 이번 주에, 주 내로 의견을 한번 들어보고 저희들 입장을 정리를 할 건데.

[정우택 원내대표/새누리당 : 비주류 측에서 통합된 의견이 왔을 때 그때 여러 가지 종합된 의견도 또 청취를 하고 그렇게 하고 최종적으로 전국위원회에 넘길 건지의 여부를 결정하도록 이렇게 하겠습니다.]

양측의 공방이 길어지면, 결국 정우택 원내대표의 대표 대행 체제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기간 동안 비박계는 탈당 명분을 계속 쌓고, 친박계는 자파 중심의 비대위 구성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을 이미 탈당한 인사들은 비박계에 대해 애타는 손짓을 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더 수모를 당할 거냐"며 탈당을 촉구했습니다.

[김용태 의원/무소속 (어제) : 더 이상 어떤 수모를 당해야 친박들과 결별할 것입니까? 아수라장이 된 새누리당에서 이제 나와 우리와 함께 새로운 보수의 중심, 신당을 만들어 봅시다.]

탈당파 인사들의 읍소 전략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자아 비판' 형식으로 비박계 의원들을 압박했습니다.

[남경필/경기도지사 : 박근혜 의원이 다시 입당을 합니다. 개혁적인 마인드를 가졌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2005년도에, 그 어려운 시기에 한나라당의 지도자로 지지를 했었던 것입니다. 국가의 이익보다는 당과 개인의 이익에 안주해서 이 모든 대세에 따라간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러한 자성의, 반성을 하게 됩니다.]

[정두언 전 의원/새누리당 : 박근혜 체제에게 모든 것을 맡기겠다고 시작한 것은 아니지마는 결국은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습니다. 박근혜 당선에 사실 저희들이 1등 공신이 된 겁니다, 결과적으로. 저한테 이명박 정권의 1등 공신이라는 얘기를 하지마는 사실은 박근혜 정권의 1등 공신은 최경환이니 이런 사람들이 아니라 접니다. 처음으로 고백합니다. 죄송합니다.]

오늘은 음악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아직 끝이 아니야 이게 다가 아니야
이별의 끝을 몰라 넌 넌 진짜 끝을 몰라"

형돈이와 대준이의 '안 좋을 때 들으면 더 안 좋은 노래'입니다. 이미 이별한 지는 오래된 것 같은데, 친박과 비박의 싸움은 도무지 끝이 나질 않습니다. 하지만 '유승민 비대위원장'의 성사 여부는 그야말로 끝판일 수 있습니다. 올해가 가기 전엔, 새누리당이 진짜 끝을 볼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친박 VS 비박, 이번엔 비대위원장 '혈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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