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앙일보가 처음 보도한 < 최순실 국정조사 청문회 > 위증교사 의혹이 점점 확산되고 있습니다. JTBC가 확보했던 < 최순실 태블릿PC >에 대한 증거능력을 떨어뜨리기 위해,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과 최순실 씨 측이 조직적인 공모를 했다는 게 의혹의 주요 내용이죠. 물론 당사자들은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충격적인 폭로가 계속 이어지면서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 국회 발제는 이와 관련된 얘기로 풀어보겠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뭔가 문제가 있긴 있어 보이는데, 등장인물도 많고 내용도 복잡해서, 한번에 이해가 안 가실 겁니다. 제가 최대한 쉽고, 간략하게 설명해드리죠.
최순실의 한때 측근, 고영태 씨가 지난 13일 월간중앙과 인터뷰를 합니다. 거기서 한 가지 '예언'을 하죠. 이틀 뒤인 15일 4차 청문회에서, 새누리당 의원과 증인으로 불려나온 최순실씨 측 인사가 '짬짜미'를 해서, "문제의 그 태블릿PC가 최순실 게 아니라 내 것, 고영태 것이라고 증언할 거다"라는 얘기였습니다.
자, 그런데 15일 4차 청문회 보니까, 고영태씨가 예고했던 그대로 새누리당 이만희 의원과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이 고씨를 거짓말쟁이로 몰아가는 듯한, 그러니까 문제의 태블릿PC가 최씨가 아닌 고영태 씨 것인 양 몰아가는 질의응답을 주고받더라는 겁니다.
난리가 났죠. 새누리당 친박계가 최순실 일당과 작정하고 공모를 했다고밖에는 볼 수 없었으니까 말이죠. 이게 사실이라면 중대한 범죄행위 아니겠습니까. 논란이 커지자 이만희 의원, 지난 토요일에 기자회견 열고 "사실무근"이라면서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그렇게 갑론을박으로 끝나나 했는데, 오늘자 중앙일보가 기다렸다는 듯이 후속보도를 한 겁니다.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이 지난 4일 정동춘 K스포츠재단 이사장과 만나 사전모의를 했다고,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이 폭로한 내용을 보도한 겁니다. 노 부장의 폭로 내용은 이랬습니다.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음성대역 (자료 : 중앙일보 인터뷰) : 이완영 의원이 태블릿PC는 고영태 것으로 보이게 하자, 또 JTBC가 이걸 절도한 것으로 몰고 가자고 정동춘 이사장에게 제안했어요. 정 이사장도 이 의원 의견에 동의하고 박헌영 과장에게 전달했던 거죠.]
자, 이 폭로가 사실이라는 전제하에, 이 의혹을 최대한 단순하게 구성해보죠. 청문회가 열리기 전, 이완영 의원과 정동춘 이사장이 만납니다. "태블릿PC를 JTBC가 훔친 걸로 증언하라" 지시하죠. 정 이사장이 이걸 박헌영 과장에게 그대로 전달합니다.
고영태씨는 이런 작당이 이뤄지고 있단 얘기를 전해듣고, 월간중앙에 미리 예고를 하죠. 박헌영 과장, 4차 청문회에 출석해 이만희 의원 질문을 받고, 고영태씨 예언 그대로 그 문제의 발언을 합니다.
자, 그럼 이 모든 의혹의 출발점이 이완영 의원이라는 건데, 해명이 궁금한데요. 오늘 기자들이 아침부터 이 의원의 의원회관 사무실에 진을 치고 있었죠. 오전 8시 20분쯤 사무실에 들어갈 땐 아무 말도 없더랍니다. 안에서 보좌진과 회의를 마치고 11시 넘어서 회관을 나서면서 이러더라는 거죠.
[이완영/새누리당 의원 : 요즘 국회의원이 그런 짓거리하는 국회의원 누가 있겠어요? (억울하신 입장이신 건가요? 지금 상황이?) 억울한 거보다는 황당하죠.]
이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그동안 이완영 의원님 많이 불안불안했습니다. 동료 국조특위 의원들한테 "국정조사를 훼방하러 온 거 아니냐"는 얘기를 들을 정도였으니 말이죠.
이 의원님, 많은 시민들에게 후원금으로 '18원'이 입금됐다면서, 너무하다고 서운해하셨죠? 왠지 오늘 이후로 18원 입금이 더욱더 늘어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해봅니다.
자, 오늘 국회 기사 제목은요, < "이완영·정동춘, 태블릿 PC 답변 입맞췄다" > 이렇게 정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