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미 금리 파고 오는데…은행 고정금리 대출 1년만에 최저치

입력 2016-12-18 16:02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미 금리 파고 오는데…은행 고정금리 대출 1년만에 최저치


미국 금리인상 여파로 국내 시장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은행권의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전체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45.7%에 그쳐, 1년여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금리상승의 직접적 영향을 받게 되는 변동금리 대출 가구가 여전히 전체 가계대출의 절반 넘게 차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18일 한국은행의 '예금은행 고정 및 특정 금리연동대출 비중(신규취급액 기준)'에 따르면 10월 현재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45.7%로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지난해 4월(73.4%) 이후 30~40%선을 맴돌다 1년 만인 지난 4월(50.8%) 50%대를 넘긴 후 8월까지 줄곧 50%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후 9월과 10월엔 각각 48.6%, 45.7%로 낮아졌다.

반면 변동금리(수신금리 등 특정 금리연동) 대출 비중은 2009년 1월 95.1%로 정점을 찍은 이래 전반적으로 하락, 지난 4~8월 40%대로 내려앉았으나 9~10월 다시 50%대로 올라섰다.

10월 말 기준 가계대출 규모는 1300조원 수준. 절반이 넘는 700조원대 가계 빚이 금리상승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여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만약 금리가 1%포인트만 올라도 가계가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연간 이자가 7조원에 달한다는 뜻이다.

그동안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비교적 금리 수준이 높은 고정금리 보다 이자 부담이 적은 변동금리 대출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았었다.

하지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리스크가 커지면서 고정금리 대출로 발길을 돌리는 이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통상 대출금리가 올라가면 만기까지 금리가 바뀌지 않아 이자 변동에 대한 걱정이 없는 고정금리 대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에 접어든 9~10월 은행권의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되레 떨어졌다. 앞으로의 상황을 고려, 고정금리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지만, 은행들이 수익성 악화를 우려해 고정금리 판매 비중을 줄인 영향으로 해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대부분 올 초 정부가 제시한 목표치 40%를 이미 8~9월에 넘겼다"며 "때문에 더 이상 수익성을 갉아먹으면서까지 고정금리 대출을 늘릴 요인이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금리 인상기에 고정금리 비중이 높아지면, 이는 곧 은행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시장금리가 올라가면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는 금리도 높아지는데 대출금리는 올릴 수 없으니, 결국 높아진 조달비용 부담을 고스란히 은행이 져야하기 때문이다.

이보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위험 및 자금조달비용을 감안한 적정 수준보다 이자율을 낮추는 방식으로 고정금리 대출을 유도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금융기관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신한은행(41.3%), KEB하나은행(45.8%), 우리은행(44.1%), KB국민은행(41.2%) 등 주요 은행의 고정금리 비중은 금융당국이 제시한 올해 목표치인 40%를 웃돌았다.

하지만 정부는 가계부채의 질적 구조개선과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해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와 분할상환 목표치를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본격적인 금리상승기에 대비해 내년 고정금리 대출 비중 목표를 42.5%에서 45%로 상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가계부채 구조는 변동금리 연동형과 만기일시 상환대출 비중이 높고 거치기간도 길어 상당히 취약한 편"이라며 "이 같은 구조는 금리변동이나 금융시장 상황 악화에 취약하며, 동시에 부채에 대해 둔감하도록 만들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미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글로벌 자금유출이 확대되고 국내 금리도 상승세로 돌아설 경우 가계 이자비용 증가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며 "분할상환 및 고정금리 비중, 중장년층 소득변화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가계부채 관련 리스크의 최소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시스)

관련기사

미 금리 인상에 은행 대출금리도 ↑…가계·기업 '흔들' 저금리 시대 끝?…금리 올린 미, '돈줄 죄기' 신호탄 닥쳐올 '금리 태풍'…빚으로 버텨온 한국 경제 어쩌나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