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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내분사태 악화…친박-비박, 사활 건 '세력 전쟁'

입력 2016-12-14 18:28 수정 2016-12-14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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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누리당에서 계파 간 혈투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친박계가 당 윤리위원회까지 사실상 장악하면서 비박계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죠. 이런 가운데 양 계파는 모레(16일) 있을 원내대표 선거에 내보낼 후보를 확정 지었습니다.

오늘 여당 발제에서 계파 간 '세력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새누리당 상황을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새누리당의 내분 사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물불을 가리지 않는 친박계의 행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제가 어제 친박의 행태를 '좀비 정치'라고 분석을 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친박계의 거침 없는 행보를 보면, '좀비' 정도가 아닌 것 같습니다.

오늘 일부 언론에도 나온 표현이지만, 친박계는 '조폭 정치'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막말과 막가파식 행태를 보여왔습니다.

"탯줄 잘 묻어서 좋은 곳에 태어나서…" -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패륜을 저지른 사람들…" - 새누리당 이장우 최고위원
"하늘에서 내려준 인물인데, 이러고 칭찬하던 사람이 갑자기 침을 뱉고…" -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
"너무 뻔뻔스럽고 가소로운 짓" -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인간 이하의 처신" - 새누리당 이장우 최고위원
"정치보복이라 생각" -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

네, 발언들이 매우 거칠죠. 어제 공식 발족한 친박계 모임의 창립선언문을 보시죠. 창립 목적으로 '배신의 정치 타파'라는 말이 버젓이 들어가 있습니다. "배신자는 가만두지 않는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말이죠. 바로 이 발언입니다.

[제26회 국무회의 모두발언/지난해 6월 25일 : 신뢰를 어기는 배신의 정치는 결국 패권주의와 줄 세우기 정치를 양산하는 것으로 반드시 선거에서 국민들께서 심판을 해 주셔야 할 것입니다.]

어제 친박 모임에서 서청원 의원은 대통령의 이 발언을 거의 복사하다시피 했습니다. "상하 관계"를 강조하면서 "배신자는 정리해야 한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서청원 의원/새누리당 (어제) : 부부 간에도 서로 예의가 있는 것이고 부모와 자식 간에도 있는 거고 우리도 상하관계가 있는데…배신의 정치, 이런 것은 보수 정당에서 더 이상 있어선 안 됩니다.]

자, 이런 발언 뿐만이 아닙니다. 친박계는 배신자를 정리하기 위한 행동에도 돌입했습니다. 당 윤리위원회에 친박 인사 8명을 무더기로 밀어 넣은 겁니다.

20일 대통령에 대한 징계 수위가 결정되기에 앞서 윤리위를 사실상 접수한 겁니다. 김무성, 유승민 두 사람을 출당시키기 위한 사전 작업이란 관측도 나왔습니다.

친박 지도부가 윤리위원장도 모르는 사이에 벌인 일입니다. 위원장을 비롯한 기존 위원 7명은 강력히 반발하면서 전원 사퇴했습니다.

[이진곤 새누리당 윤리위원장/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 : 친박이니까요. 한 마디로 말하면. 친박이니까. 대통령의 이미지에 조금이라도 손상이 가는 것을 감당 못하겠다, 그런 뜻인데. 그러니까 윤리위원회를 압도해버리고 점령해버리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 글쎄요. 그런 식으로 그게 정치권의 방식인지 이번에 새삼 봤네요.]

친박계의 이른바 '윤리위 쿠데타'는 새누리당 분당 사태에 또 다른 불씨가 됐습니다. 오늘 새누리당은 하루 종일 이 문제로 시끄러웠습니다.

[홍문표 새누리당 의원/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 : 갑자기 이 문제를 무더기로다가 충원을 하는 것은 아마 윤리위원회 결정이 대통령에 대한 탈당이나 제명이 나올 것을 막아보겠다는 것인데 너무 이것은 우리 당내 도리에도 맞지 않고 사회적인 윤리에도 맞지 않는 일을 하기 때문에 저희들도 참 어안이 벙벙합니다.]

오늘 열린 의원총회에선 친박계의 윤리위 접수를 놓고, "막장 드라마"란 비판도 나왔습니다. 예상보다 파문이 커졌기 때문인지, 오늘은 이정현 대표가 바짝 엎드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정현 대표/새누리당 (오늘오전 의원총회) : 2년 동안 멋지게 한번 해보려 했었는데 이제 저는 거위의 꿈을 접게 됐습니다. 8적이다, 10적이다, 이런 말들을 하고 계시는데 오늘부로 거둬주십시오. 저 이정현, 저를 주적으로 삼아 주십시오. 이정현이가 주적입니다. 모든 돌팔매와 비난을 받을 각오와 용의가 되어 있으니까 그렇게 해주시고. 이제 우리 뭉치십시다.]

하지만 앞에선 "뭉치자"고 하면서, 뒤로는 친박 인사들을 윤리위에 밀어 넣는 이 대표의 행태에 대해 당내 비판이 많습니다. 이 대표는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했지만, 윤리위 파동으로 20일로 예정됐던 대통령에 대한 징계 결정은 사실상 불가능해졌습니다. 이걸 의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대통령을 확실하게 방어해준 결과가 됐습니다.

친박과 비박은 이번주 금요일 혈투를 앞두고 있습니다. 원내대표 선거 결과에 따라 분당 여부가 좀 더 명확해질 수 있습니다. 친박계에선 정우택 의원, 비박계는 나경원 의원을 후보로 내세웠습니다. 친박과 비박, 어느 쪽이 이기든 내분은 더 격화될 전망입니다.

오늘은 음악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남의 빵을 뺏어야만 가지 정상
자기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족속
우린 다 알고 보면 웃는 가면 쓴 조폭"

스윙스의 'hard to understand'입니다. 어제 출범한 친박계 모임은 창립 목적으로 '배신의 정치 타파'를 내세웠습니다. 아마 세계의 어떤 정치 결사체도 이런 목적을 내세운 곳은 없을 겁니다. 하루 아침에 당 윤리위를 접수하는 행태. 조폭처럼 세력 다툼만 벌이는 정치. 친박계의 이른바 '조폭 정치'를 정말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많습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친박-비박 사활 건 '세력 전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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