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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빌딩 탄흔, 도청서 금남로 방향 돌며 헬기사격 추정"

입력 2016-12-14 15:14

10층 옛 전일방송서 총탄흔적 130여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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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층 옛 전일방송서 총탄흔적 130여개 발견

"전일빌딩 탄흔, 도청서 금남로 방향 돌며 헬기사격 추정"


"전일빌딩 탄흔, 도청서 금남로 방향 돌며 헬기사격 추정"


5·18민주화운동의 상징 공간인 광주 전일빌딩 총탄 흔적이 헬기에서 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14일 "옛 전남도청 쪽에서 금남로 방향으로 돌면서 사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날 광주 동구 금남로 1가 1번지 전일빌딩에서 만난 김동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안전과 총기연구실장은 "13일부터 조사한 결과 10층에서만 기둥 53개, 천장 26~30개, 바닥 50개 이상 등 총 130여개의 총탄 흔적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탄흔이 만들어진 방향을 보면 '옛 전남도청 쪽에서 금남로 방향으로 돌면서 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변 지형을 볼 때 전일빌딩 10층보다 높은 곳이 없다면 헬기에서 쏜 것이 가장 유력하다"며 "헬기라 단정지은 것은 아니지만 10층보다 더 높은 위치나 동선에서 쏜 것"이라고 강조했다.

5·18 당시 계엄군의 기총사격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기총은 일반적으로 7.62㎜ 기관총을 말하는데 탄흔 크기로 봐서는 7.62㎜가 아닌 5.56㎜ M16 소총이 아니었을까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같은 높이의 건물 옥상에서 사격을 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10층 이상의 건물이 전일빌딩과 붙어 있으면 모를까 지리상 떨어져 있으면 이 같은 각이 절대 나올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천장에 탄흔이 스친 방향과 바닥에 남은 흔적을 보면, 주변 건물 옥상 사격 가능성은 낮다. 현재 16~17층 규모의 무등빌딩 옥상에서 쏜다고 가정해도 전일빌딩 10층 창문 맞은편 벽쪽에 총알이 맞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육안 검사지만 탄알 종류, 탄흔의 형태, 사격 방향 등에 대한 기초적인 분석 작업을 벌일 것"이라며 "분석 결과의 신뢰도는 90% 이상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날 전일빌딩 탄흔 3차 조사를 마친 김 실장은 국과수로 복귀했다.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 달까지 조사 보고서를 작성해 광주시에 전달할 예정이다.

앞서 13일 김 실장은 "전일빌딩 10층, 옛 전일방송 영상 데이터베이스(DB) 사업부의 중앙 기둥과 천장, 패널에서 발견된 총탄 자국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남겨진 것으로 보인다"며 "총탄 자국의 각도를 볼 때 최소한 비슷한 높이에서 쏜 것"이라며 헬기 사격 가능성을 내비쳤다.

또 "(헬기가)선회하며 위아래로 움직이며 총을 쏘면 천장 부근 탄흔에는 각도가 생긴다. 이런 각도가 있는 게 최소 3~4개다. (헬기가)위 아래로 가면서 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전일빌딩은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이 항쟁 방안을 논의하거나 시민들이 은신 장소로 쓰는 등 굴곡진 현대사를 함께 한 상징적 장소다.

5·18 당시 전일빌딩 주변에 헬기가 날았고, 헬기에서 사격이 있었다는 증언은 있었지만 이를 뒷받침할 수 있을 만한 증거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 고 조비오 신부와 전계량 전 5·18유족회장, 시민군으로 알려진 이광영씨 등은 광주항쟁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 당시 "직접 눈으로 목격한 분명한 사실"이라며 1980년 5월21일 헬기 사격을 증언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계엄군 항공단 조종사와 군이 이를 전면 부인하며 조 신부 등을 고소, 법정으로까지 비화됐다.

또 5월 광주 현장에 있었던 아놀드 피터슨 목사 역시 자신의 저서 등을 통해 '80년 5월 21일 광주상공에서 무장한 500MD 헬기가 기관총을 발포했다'고 주장했으나 군은 전면 부인했다.

한편 전날 1971년부터 1980년까지 옛 전일방송과 전남일보사(현 광주일보) 총무부에서 근무했던 김모(62)씨가 80년 5·18 직후 전일빌딩 건물에서 주워 보관하고 있던 탄피·탄환 9발을 기증했다.

탄피·탄환 9개 중 5개(M16·칼빈)는 1980년 이전 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5·18기념재단으로부터 감식 의뢰를 받은 국과수는 해당 탄피·탄환을 정밀 분석할 방침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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