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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분당선' 올라탄 새누리…김무성, '신당' 고심

입력 2016-12-13 17:56 수정 2016-12-13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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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누리당 친박계가 대규모 계파 모임을 공식 발족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비박계 좌장 김무성 전 대표는 신당 창당을 고심 중이란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혔습니다. 새누리당의 분당이 초읽기에 들어간 분위기입니다.

오늘(13일) 여당 발제에서 점임가경으로 치닫는 새누리당 내분 사태를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친박의 반격이 시작됐습니다. 조금 전 3시에 친박계 모임인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이 공식 발족했습니다. 현역 의원만 50명이 넘는 '매머드급' 정치 결사체가 탄생한 겁니다. 공동대표는 정갑윤, 이인제, 김관용, 이 세사람입니다.

'보수의 통합'을 내세웠지만,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국민은 별로 없습니다. 대통령 탄핵 이후, '멸족' 위기에 처한 친박계의 생존 전략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언론에선 '좀비'란 표현도 나왔습니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친박의 좀비 연대가 보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죽어도 죽지 않는 게 바로 좀비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따져보면, 우리는 꽤 오랫동안 친박의 '좀비 정치'를 목격해왔던 게 사실입니다.

친박계의 '좀비 정치'는 지난 총선 직후에도 가동됐습니다. 총선 참패로 친박의 책임론이 불거지던 상황. 정진석 원내대표는 비박계 김용태 혁신위원장 카드를 꺼냈습니다. 그러자 총선 참패 이후 죽은 줄로만 알았던 친박계가, 곧바로 집단 행동에 나섰습니다.

[박대출 의원/새누리당 (5월 16일) : 혁신위원장 인선은 원점 재검토되어야 합니다. 내용은 급조되었고 절차는 하자를 안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결국 친박계가 전국위원회까지 집단 보이콧하면서 '김용태 카드'는 없던 일이 됐습니다.

친박의 '좀비 정치'는 대체로 세 단계를 거칩니다. 첫 번째는 '잠깐 자숙'입니다. 총선 참패든 대통령 탄핵이든, 책임질 일이 생기면 잠깐 반성하는 모양새는 취합니다.

대통령 탄핵 이후 이정현 대표도 그랬습니다. 탄핵이 가결된 직후 이 대표는 '잠깐 자숙' 모드에 들어갔습니다.

[이정현 대표/새누리당 (지난 9일) : 국민 여러분들께 여당의 당 대표로서 매우 정말 죄송하고, 큰 잘못을 했습니다. 아주 크게 정말 용서를 구합니다.]

그러나 이 시간은 그리 길지 않습니다. 곧바로 상대를 배제하고 비난하는 두 번째 단계가 가동됩니다. 바로 '막말'입니다.

[이장우 최고위원/새누리당 (어제) : 먹던 밥상 엎어버리고 쪽박까지 깨는 인간 이하의 처신입니다. 국민들은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전 대표의 검은 속내를 다 알고 있습니다.]

[이정현 대표/새누리당 (어제) : 황영철! 유승민! 감히 현직 당 대표를 출당하라고 하는 이런 얘기를 함부로 발표를 합니까? 정말 그건 너무 뻔뻔스럽고 가소로운 그러한 짓입니다. 야당의 어떤 대국민 발표, 이제 그 사람들 입에서 나온 얘기는 곧바로 쓰레기통으로 갈 얘기들이니까…]

이렇게 상대를 공격하면서, 다시 한번 세결집을 시도합니다. 친박의 '좀비 정치', 마지막 단계는 '당권 수호'입니다.

친박계는 여전히 새누리당의 최대 계파입니다. 계파별 모임에 참여한 의원과 당내 활동 등을 토대로 파악해보면 새누리당의 계파 분포는 대체로 이런 모습입니다.

친박계가 58명으로 가장 많습니다. 친박계는 이런 수적 우위를 무기로, 위기에도 당권을 지키는 데 성공해왔습니다. 이번에도 친박계는 별도 모임을 띄우면서, 숫자로 밀어붙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CBS 김현정의 뉴스쇼 : (친박이) 숫자가 더 많은데 많은 숫자를 다 나가라고 해놓고 어떻게 당을 유지하려고 그러겠어요? 유지할 수 있겠어요? 그건 억지죠.]

친박계가 노골적으로 당권 수호에 나서면서, 새누리당은 '분당' 사태에 한 걸음 더 다가서고 있습니다. 비박계에선 '신당 창당' 이야기도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김무성 전 대표/새누리당 : 새누리당을 탈당해서 신당을 만들어야 된다, 하는 그런 생각 때문에 심각한 고민을 지금 하고 있습니다. 친박들이 장악하고 있는 현재의 새누리당은 그 진정성을 믿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파트너가 아니라 정치적 노예들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김 전 대표는 신당 창당 쪽으로 많이 기운 상태입니다. 그러나 비박계의 다수 의원들은 일단 당내에 남아서 끝까지 싸워봐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비박계는 오늘 비상시국회의를 해체하고, 외연을 확장한 다른 모임을 꾸리겠다고 밝혔습니다.

분당의 최대 분수령은 16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입니다. 만약 비박 원내대표를 내지 못한다면, 비박계가 집단 탈당을 결행할 가능성이 더 커질 전망입니다.

오늘은 음악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사업에 실패해도 절대 죽지 않아
시험에 실패해도 절대 죽지 않아
You & I We are never die~"

하하의 '키 작은 꼬마 이야기'입니다. 요즘 친박계의 행태를 보면서 이 노래가 떠올랐습니다. 노랫말을 이렇게 바꿔보죠. '총선에 참패해도 절대 죽지 않아. 대통령이 탄핵돼도 절대 죽지 않아'.

친박계의 이런 '좀비' 같은 행태에, 참을 수 없는 환멸이 느껴진다는 게 대다수 국민들의 목소리입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분당선' 올라탄 새누리…김무성, '신당' 고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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