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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낱 같은 희망 걸었던 청와대, 무거운 침묵

입력 2016-12-09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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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낱 같은 희망 걸었던 청와대, 무거운 침묵


청와대는 9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부결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어봤지만 대다수의 예상대로 탄핵안이 가결되자 침통함 속에 무거운 침묵에 빠진 모습이다.

박 대통령의 운명을 가를 이날 하루 동안 청와대는 침묵 속에 국회의 탄핵안 표결을 예의주시했다. 그러면서도 이날 오전 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회의를 열어 탄핵안 가·부결에 따른 대응 방안을 시나리오별로 점검했다.

탄핵 가·부결의 열쇠를 쥔 새누리당 비박계가 찬성 쪽으로 돌아섰던 만큼 청와대는 내부적으로도 가결 가능성이 큰 것으로 봤다. 하지만 혹시라도 부결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한 청와대 참모는 취재진에 탄핵안 표결 전망을 묻기도 했다. '부결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자 "아직 희망이 있다"며 기대를 접지 못하는 관계자도 있었다.

그러나 국회 본회의 투표 결과 박 대통령의 탄핵안에 재적의원 300명 중 299명이 참여해 총 234명이 압도적인 찬성표를 던지자 청와대 관계자들의 표정도 급격히 어두워졌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아무 것도 말할 수 있는 게 없다. 그저 내 일을 할 뿐이다"이라며 말을 아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회의 탄핵 표결 상황을 관저에서 TV로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오후 4시10분께 탄핵안이 가결되자 50분 뒤인 오후 5시 청와대에서 국무위원 간담회를 소집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안보와 경제가 모두 어려움에 처한 상황에서 제 부덕과 불찰로 이렇게 큰 국가적 혼란을 겪게 돼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스럽다"고 사과하면서도 "앞으로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과 특검의 수사에 차분하고 담담한 마음가짐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탄핵안 가결에도 박 대통령의 표정은 담담했다. 다만 목소리가 다소 잠긴 듯 했으며 모두발언 중 곳곳에서 살짝 목소리가 잦아들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국무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을 중심으로 각 부처 장관들께서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비상한 각오로 합심해 경제 운용과 안보 분야를 비롯해서 국정 공백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탄핵안 가결로 예상되는 혼란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당부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참모진들에게도 "탄핵 이후 혼란스럽지 않게 잘 대처해달라"며 국정공백 최소화를 주문했다고 한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7시3분 국회의 탄핵소추의결서가 총무비서관실을 통해 접수돼 박 대통령의 직무도 정지됨에 따라 황교안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를 보좌하는 체제로 전환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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