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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찬성 234 ·반대 56 '탄핵안 가결'…대통령, 직무 정지

입력 2016-12-09 18:58 수정 2016-12-09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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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찬성 234표, 반대 56표로 압도적으로 가결됐습니다. 새누리당에서도 절반 가까운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진 결과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는 곧 정지되고, 정치권은 또 다른 격랑 속으로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여당 발제에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기까지의 정치권 움직임을 살펴보고, 투표 결과의 의미도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정세균/국회의장 : 투표 결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총 투표수 299표 중 가 234표, 부 56표, 기권 2표, 무효 7표로써 대통령 박근혜 탄핵소추안은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대한민국 제18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습니다. 찬성 234표, 반대 56표였습니다. 야당과 무소속 172표가 모두 찬성이었다고 치면, 새누리당에서만 62명이 찬성표를 던진 걸로 볼 수 있습니다. 여당 의원의 절반 가까이, 특히 일부 친박 의원들까지 대통령 탄핵에 동참한 겁니다.

이런 결과가 나오기까지 '촛불민심'의 힘은 매우 컸습니다. 국민들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이 다시 국민들에 의해 끌어내려오게 된 겁니다. 무엇보다 약 4년 전에 했던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18대 대통령 취임식 (2013년 2월 25일) :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그러니까 대다수 국민들은 대통령이 헌법을 준수하지 않았고,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국회가 이런 국민들의 지적을 받아들여, 오늘 대통령 탄핵이란 결과를 끌어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유야 어찌 됐든, 대통령을 탄핵할 수밖에 없는 상황까지 오게 된 건, 국가적으론 불행한 사태입니다. 국가의 최고 지도자가 공석인 상태로, 국정은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겐 이미 한 번의 경험이 있습니다. 지금 상황과는 여러모로 많이 다르긴 하지만, 12년 전, 우리는 대통령 탄핵 사태를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표결 (2004년 3월 12일) : 대통령 노무현 탄핵소추안은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12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와 오늘 탄핵 처리 장면은 사뭇 분위기가 다릅니다. 12년 전엔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의장석을 점거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졌지만, 오늘은 비교적 차분하게 투표가 진행됐습니다. 결정적으로 12년 전과 오늘은 탄핵에 대한 국민 여론이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2004년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반대하는 여론이 압도적이었습니다. 탄핵 표결 직후에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약 76%가 탄핵에 반대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하라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우세합니다. 어제 실시된 여론조사에선 약 80%가 탄핵에 찬성한다고 응답했습니다.

노무현·박근혜, 두 대통령은 탄핵 사유도 사뭇 다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선거법 위반이 주된 사유였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소추안에 뇌물죄가 적시됐습니다. 또 노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를 받진 않았지만, 박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촛불집회의 양상도 전혀 다릅니다. 2004년엔 탄핵 가결 직후 '탄핵을 철회하라'는 촛불집회가 전국적으로 확산됐지만, 이번엔 사상 최대인 230만 촛불 민심이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낸 원동력이었습니다.

오늘 탄핵 결과가 나오기까지, 정치권은 물론 시민사회도 숨 가쁘게 움직였습니다. 촛불민심은 오늘 국회가 탄핵 가결을 하는 순간까지 최후의 압박을 늦추지 않았습니다. 본회의가 시작되는 시간에 국회를 에워싸는 '인간 띠'를 만들어, 탄핵 가결을 압박했습니다.

야당은 어젯밤부터 밤샘 농성을 벌였고, 새누리당 의원들의 찬성을 끌어내기 위해, 탄핵 표결 직전까지 강하게 몰아붙였습니다.

[추미애 대표/더불어민주당 : 탄핵은 국정을 정상화시키고 경제의 숨통을 틔우는 유일한 길입니다. 탄핵은 구국의 길이자 민생의 길이기도 합니다.]

[안철수 전 대표/국민의당 : 혁명의 아침입니다. 탄핵안 가결은 정치의 존재 이유이고 부결은 20대 국회의 종말입니다.]

새누리당은 표결 직전까지도 찬반 입장을 놓고 강하게 부딪혔습니다. 특히 친박계는 어떻게든 탄핵 부결을 끌어내기 위해 최후의 호소를 했습니다. 친박 핵심인 최경환 의원은 의원들에게 이런 호소문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단돈 1원도 자신을 위해 챙긴 적이 없다. 탄핵은 인간적으로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대통령의 복심' 이정현 대표도 대통령을 위한 마지막 변론을 펼쳤습니다.

[이정현 대표/새누리당 : 이 탄핵의 사유가 되는 이 부분들에 대해서 또 그것이 입증된 사실이 없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원님들도 너무 잘 아실 것입니다. 도저히 법치주의에 맞지 않는, 헌법과 법률에 맞지 않는 그러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혹시라도 우리가 그 부분에 동조를 한다고 한다면 이건 정말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비박계는 친박계의 전방위적인 압박과 회유에, 정면으로 맞섰습니다. 아침 일찍 비상시국회의를 열어 비박계 의원 33명의 탄핵 찬성 의견을 재확인했습니다.

또 의원총회에서도 탄핵 찬성을 망설이는 이른바 '샤이 탄핵파'를 상대로 적극적인 설득에 나서 찬성표를 끌어냈습니다.

[권성동 의원/새누리당 : 지금 전 국민의 80%가 탄핵에 찬성하고 있습니다. 위반행위가 아니다, 라는 주장이 있었습니다. 그러면 왜 대통령께서 세 번에 걸쳐서 사과를 합니까? 논란의 여지도 없이 이미 확인이 된 문제입니다.]

오늘 제가 정한 기사 제목은 < 탄핵안 가결…박근혜 대통령, 직무 정지 > 입니다.

오늘 하루 종일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기사를 준비하면서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저는 12년 전,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을 취재한 기자였습니다. 그러나 그 때는 12년 후에 또 다른 대통령의 탄핵 절차를 취재하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습니다.

내일을 알 수 없는 한국 사회에서 믿을 건 오직 민심뿐이라는 사실을 절감합니다. 오늘 이후 우리 정치권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하기 힘듭니다. 그러나, 오늘의 결과를 이끌어낸 촛불의 힘을 신뢰하며, 이런 희망을 들려드리고 싶습니다.

"오늘과 다른 내일을 기대하며 멈춰 설 수는 없어
혼자라고 생각말기 힘들다고 울지 말기
너와 나 우리는 알잖아
네가 나의 등에 기대 세상에서 버틴다면
넌 나의 지지 않는 꿈을 준거야
우리라는 건 네가 힘이 들 때에 같이 아파하는 것" - 김보경 '혼자라고 생각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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