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국회 집중 포화에 "부정적 인식이면 없애겠다"
창업주가 만든 '비서실' 모태로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 해와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6일 열린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 온 미래전략실의 해체 가능성을 언급,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이 부회장은 청문회에서 이종구 새누리당 의원이 "2008년 이건희 회장이 전략기획실 해체와 돈 납부 등의 약속을 했으나 지켜지지 않았다"며 "미래전략실의 참모들이 쓴 소리를 할 줄 모른다. 해체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국민 여러분이나 국회의원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이 있다면 없애겠다. (약속은) 지키겠다"고 답했다.
이 부회장은 "여기서 말하기 적절한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오늘 여러 의원들의 질타도 있었고 질문 중에 미래전략실에 관해 정말 많은 의혹과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는 걸 느꼈다"며 "창업자이신 선대회장이 만든것이고 저희 회장이 유지해온 것이라 조심스럽지만 부정적 인식이 있다면 없애겠다"고 공언했다.
현재의 미래전략실은 삼성그룹의 창업자였던 이병철 선대회장 시절 비서실을 모태로 해 이건희 회장이 구조조정본부, 전략기획실 등의 이름으로 유지했던 조직이다. 이 회장은 2010년 3월 경영에 복귀해 해당 년도 11월 미래전략실이라는 이름으로 전략기획실을 부활시켰다.
2008년 삼성 특검과 관련해 폐지됐던 전략기획실을 2년여 만에 재생시키며 삼성그룹 컨트롤타워로서의 위상을 지켜왔다. 현재는 8개팀 체제(전략1팀·전략2팀·경영진단팀·기획팀·커뮤니케이션팀·인사지원팀·금융지원팀·준법경영팀)로 총 150여명 가량이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삼성그룹의 미래전략실은 이번 최순실 게이트 의혹에서 수사와 연루된 핵심 조직으로 집중 포화를 받았다.
지난달부터 미래전략실은 최순실(60·구속기소)씨의 딸 정유라씨를 특혜지원했다는 의혹으로 압수수색을 받기도 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이후 삼성이 미르·K스포츠 재단에 240억원을 후원했으며 별도로 정씨에게 말 구입비 등 35억원을 지원하고,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하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원을 후원한 명목이다.
청문회에서도 국회의원들은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 등을 거론하며 이 부회장에게 질문을 쏟아냈다. 장 사장 등은 추가 증인으로 출석할 것을 요구받기도 했다.
이날 이 부회장의 발언으로 인해 삼성그룹의 미래전략실이 6년만에 다시 해체 수순을 밟을 것인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