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교육부는 국정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 내용을 보고 판단해 달라고 답해왔습니다. 질 좋은 교과서를 만들었다는 표현으로 보이는데 공개된 현장검토본을 보니, 불량 교과서라는 평가입니다.
이상화 기자입니다.
[기자]
[김태우 회장/전국역사교사모임 : 학습교과서라는 걸 전혀 의식하지 않고 쓰이지 않았나.]
실제 학생들을 가르치는 역사교사들은 새 교과서에 심각한 우려를 표했습니다.
< 복사해 붙인 중·고교 교과서 >
고등학교 한국사와 중학교 역사 교과서는 토씨 정도만 빼곤 완전히 일치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학생의 수준을 고려해 정교하게 쓰지 않고 복사해 붙인 걸로 보입니다. 심지어 삽화까지 중복 사용됐습니다.
< 최신 연구성과 반영 안 된 구식 >
교육부가 최신 학설로 예시한 고려시대 권문과 세족을 분리한 서술은 1990년대 초의 학설로 현재는 이견이 더 많습니다.
정작 고려 여성의 지위 등 최근 연구성과는 다루지 않았습니다.
함무라비 법전을 오래된 법전으로 소개하는데 그보다 300년 앞선 우르남무 법전이 발견된 사실을 간과한 겁니다.
< 암기 교과서 우려 >
단순 암기성 지명과 인명이 늘어난 것도 문제입니다.
선사시대 유적지 지명이나 김신조 침투 때 숨진 경찰서장 이름까지 나옵니다.
교과서에 나온 건 모두 암기 대상이 될 수밖에 없어 학생 학업부담은 크게 늘어날 거란 우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