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국민연금, 이재용 만나 '합병비율 조정' 요구 했었다"

입력 2016-11-30 16:59

국민연금 정재영 책임투자팀장, 국회 국정농단 국조특위 출석 증언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국민연금 정재영 책임투자팀장, 국회 국정농단 국조특위 출석 증언

"국민연금, 이재용 만나 '합병비율 조정' 요구 했었다"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 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을 만난 자리에서 합병비율 조정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삼성 측은 제일모직 주주에 대한 배임 가능성 등을 이유로 거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연금 정재영 책임투자팀장은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출석해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결정을 하기 3일 전인 지난해 7월 7일 이 부회장 등을 만난 자리에서 나눴던 대화를 복기했다.

정 팀장은 당시 홍완선 국민연금 전 기금운용본부장(CIO)을 수행해 이 부회장,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부회장, 김종중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사장 등을 만났다. 당시 국민연금 측 4명, 삼성 측 4명 총 8명이 배석했다고 정 팀장은 전했다.

정 팀장은 "(삼성 측에) 합병비율 변경이 가능한지 문의했다"며 "이에 합병비율이 이미 결정돼서 외부에 발표가 됐기에 제일모직 주주 입장에선 만약 사후적으로 합병비율을 바꾸게 되면 주주한테 배임이 발생할 수 있어 쉽지 않다고 삼성 측이 말했다"고 밝혔다.

정 팀장은 "누가 그렇게 답변했느냐"는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아마 김종중 사장이 답변한 듯하다"고 답했다.

정 팀장은 "합병비율을 고쳐달라는 국민연금의 요청이었느냐"는 박 의원의 확인 질문에 "그렇다"고 분명히 했다. 그는 또 "내부 분석에 의하면 일단 삼성물산 주주에게 불리한 부분이 있어서 (삼성 측에) 그 부분을 수정해줄 수 있는지 요청드린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 의원은 "합병비율 변경을 요청한 것은 국민연금 스스로 합병비율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서 갔다는 소리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팀장은 "저희한테 주어진 것은 합병안을 받든지 반대 하든지 결정하는 것"이라며 "최종 의사결정은 투자위원회에서 할 수 있고 현장에 간 사람이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삼성 측에 '삼성물산 주주 배임에 해당되지 않느냐'라고 질문했어야 하는것 아니냐"며 "제일모직 주주한테는 배임이 되고 그럼 삼성물산 주주는 바보냐"라고 언성을 높였다.

정 팀장은 이에 "위원들이 개별적으로 판단한 사유는 잘 모르겠지만 근저에는 합병 시너지나 미래가치가 증가하는 부분이 있어서 당장 손해를 봐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장기적이라는 대답이 있을 수 없다"며 "국민연금은 그때 그때 기계적으로 적용을 하지 않으면 국민들의 돈이 도둑질 당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문형표 국민연금 이사장은 청와대의 삼성 합병 협조 외압·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이사장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삼성 합병에 협조하라, 혹은 도와주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적이 없다"고 밝혔다.

(뉴시스)

관련기사

"이러라고 국민연금 냈나"…최순실 의혹에 국민들 허탈·불안 최순실-삼성-대통령 고리 드러나나…핵심인물 줄소환 풀리지 않는 의문들…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재주목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