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임기단축을 얘기하고 있지만, 국회에서 임기단축을 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탄핵밖에 없다는 내용을 1부에서 김준가 전해드렸습니다. 변호사이기도 한 김준 기자와 함께 이 내용을 한 걸음 더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오늘(29일)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거취를 국회에 맡기겠다고 했는데 법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 겁니까?
[기자]
헌법학자들은 오늘 담화내용이 법적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입니다. 한편으로는 결국은 탄핵을 피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일단 오늘 담화 내용 먼저 보겠습니다.
[대국민 담화 (오늘) :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주시면 그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습니다.]
들으신 것처럼 "법 절차에 따라 물러나겠다"라고 했지만, 이게 구체적으로 어떤 절차를 의미하는 건지는 명확하지가 않습니다.
법적으로 대통령이 물러나는 방법은 스스로 하야를 하거나, 탄핵을 받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사실상 오늘 밝힌 내용을 보면 스스로 물러나지 않겠다는 것을 암시한 게 아니냐고 읽히고 있습니다.
[앵커]
대통령이 국회에 거취 문제를 맡겼지만 법 규정을 살펴봐도 그렇게 볼 수 있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헌법 65조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권을 규정하고 있는데요. 탄핵 이외에는 국회가 대통령을 물러나게 할 수 있는 법적 수단이 없습니다.
국회가 일단 탄핵소추안을 의결하면 헌법재판소가 탄핵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데요. 문제는 헌재가 탄핵을 결정하면 대통령이 이를 거부할 권한이 없다라는 겁니다.
[앵커]
정치권, 그러니까 정확히 말하면 친박계에서 개헌 얘기도 지금 본격적으로 나올 모양인데 이건 어떻게 봐야 될까요?
[기자]
개헌도 쉽지가 않습니다. 헌법은 국민투표에서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지 헌법 개정안이 확정된다라고 규정을 하고 있는데요.
국민투표까지 걸리는 시간도 굉장히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 데다가 또 개정안 하나하나 문구를 좀 가다듬는 과정, 그리고 또 여야의 합의를 이끌어서 국회에서 통과되는 과정들을 모두 고려했을 때 이게 현실적으로는 개헌이라는 것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라고 헌법학계에서 보고 있습니다.
[앵커]
개헌이 된다고 해도 현직 대통령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적용할 수 있는 문제도 있지 않습니까, 이건?
[기자]
그렇습니다. 헌법 128조를 보면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한 경우에는 현직 대통령은 개헌안이 효력이 없다라고 규정을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대통령의 임기 연장이 아니라 박 대통령 경우에는 임기 단축이라는 건데요. 임기 단축의 경우에는 현직 대통령에게 적용이 되는지, 안 되는지에 대해서 현재 헌법에 규정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박 대통령에 대해서도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학계에서 견해가 갈리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의 임기를 단축하는 개헌이 만약에 이뤄지더라도 결국은 이게 소용이 없을 수도 있고, 또 지금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개헌 논의가 오늘 대통령의 담화 내용이나 결국 국회의 탄핵을 피해가려는 의도가 아닌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준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