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여당] '백지수표' 건넨 대통령…탄핵 밀어붙이는 야

입력 2016-11-29 18:51 수정 2016-11-30 11:26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이렇게 표현하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마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 백지 수표를 내밀었습니다. 자신의 거취 문제를 여야 합의로 정해달라고 한 거죠. 탄핵을 추진 중이던 야당과 비박계의 공조에 변화가 불가피해졌습니다. 야당은 탄핵을 예정대로 밀어붙인다는 방침이지만, 비박계의 셈법은 복잡해졌습니다.

오늘(29일) 여당 발제에서 대통령 3차 담화가 정치권에 던진 파장을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탄핵 열차'는 잘 달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야당과 비박계가 함께 올라탄 이 열차에 대통령이 나름의 폭탄을 던졌습니다. 시기는 특정하지 않은 채, 국회가 논의해서 진퇴 문제를 결정해주면 물러나겠다고 했습니다. 대통령이 국회에 일종의 '백지 수표'를 내민 거로 보입니다. 퇴진 시기와 방법을 국회에 모두 떠넘긴 형태입니다.

우선, 임기 단축을 거론한 건 '개헌'을 염두에 둔 제안이란 해석이 나왔습니다. 개헌을 통해 임기를 단축하는 방안은 새누리당 친박계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과 맥락이 통하는 부분입니다.

[이철우 의원/새누리당 : 탄핵 대신에 개헌을 통한 탄핵, 개헌은 국민투표로 하기 때문에 거기에서 임기를 줄일 수가 있습니다. 국민이 직접투표에 의해서 탄핵, 그래서 질서 있는 퇴진, 로드맵을 정할 수가 있습니다. 국민이 직접 탄핵할 수 있는 그런 좋은 제도니까 개헌을 통해서 이번 질서 있는 퇴진을 했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을 간곡히 말씀 드립니다.]

새누리당의 대표적인 개헌론자인 정진석 원내대표도 "개헌 논의와 탄핵 논의는 함께 할 수 없다"면서 "야당에 탄핵 일정을 원점에서 재검토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야당은 해석은 달리했습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대통령 담화 직후 "탄핵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고 비판했습니다.

[추미애 대표/더불어민주당 : 탄핵을 앞둔 교란책이고 탄핵 피하기 꼼수라고 할 것입니다. 탄핵 절차에 한 치도 흔들림 없이 단일대오로 나아갈 것입니다.]

결국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는 "시간을 끌면서 탄핵 동력을 떨어뜨리려는 꼼수에 불과하다"는 게 야당의 판단입니다.

야당 지도부는 예정대로 탄핵을 밀어붙이기로 했습니다. 이번 주 금요일, 그러니까 12월 2일에 탄핵안을 처리하는 쪽으로 뜻을 모았습니다.

[우상호 원내대표/더불어민주당 : 더불어민주당은 탄핵을 정상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오히려 탄핵 일정을 앞당겨야 되겠다, 라고 결심하게 만든 것 같습니다. 탄핵에 동참할 새누리당 의원님들에게도 호소 드리겠습니다. 서두릅시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국민의당 : 탄핵 열차를 멈출 수는 없습니다. 탄핵은 탄핵이고, 대통령의 퇴진은 퇴진이고, 개헌은 개헌입니다.]

하지만 야당의 속내가 복잡해진 건 사실입니다. 무엇보다 '탄핵의 키'를 쥔 비박계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사실 대통령의 담화는 탄핵 쪽으로 기운 비박계에 일종의 타협책을 건넨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대통령 담화 직후 비박계 모임인 비상시국회의는 긴급회의에 들어갔습니다. 특히 개헌론자인 김무성 전 대표가 '임기 단축 개헌'을 매개로, 탄핵 절차에 제동을 걸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실제로 대통령 담화 직후 비박계에선 "어쨌든 퇴진 의사를 밝힌 만큼 탄핵 절차는 멈출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탄핵은 탄핵대로 가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습니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어제) : (탄핵 말고 원포인트 개헌을 하자, 이런 주장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러니까 그건 사실 탄핵하지 말자는 이야기랑 비슷해요. 탄핵에 어떤 조건이라도 조건을 붙이는 사람들은 사실 뭐 박근혜 편이라고 봐도 됩니다. 강력히 응징해야 됩니다.]

이번주 금요일에 탄핵안 처리를 밀어붙이기로 한 야당은 새누리당 비박계의 입장 변화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양심적인 새누리당 의원들과 탄핵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일각에서는 비박계 입장을 감안해 9일로 탄핵안 처리를 미루자는 의견도 내놨습니다. 그러나 민주당에선 이런 엄중한 경고도 나왔습니다.

[윤호중 정책위의장/더불어민주당 : 새누리당 내 비박이 흔들린다, 이런 보도도 있습니다. 만약에 새누리당이 이런 자잘한 문제로 흔들리게 된다면 200만 촛불민심의 쓰나미에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 라고 하는 것을 경고해둡니다.]

오늘은 음악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우~ 이번 주 금요일
우~ 금요일에 시간 어때요
주말까지 기다리긴 힘들어
시간아 달려라

아이유의 '금요일에 만나요'입니다. 야당은 자신의 진퇴 문제를 논의해달라는 대통령의 제안을 일축했습니다. 이 또한 탄핵 동력을 떨어뜨리기 위한 꼼수라는 판단입니다. 현재로써는 'D-DAY'를 이번 주 금요일로 박고, 밀어붙이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대통령의 입장 발표가 비박계 상당수의 마음을 흔들고 있습니다. 이번 금요일에, 예정대로 탄핵안 처리를 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백지 수표' 건넨 대통령…탄핵 밀어붙이는 야당 >

관련기사

정진석 "박 대통령, 사실상 하야선언…탄핵 재검토해야" 3야당, 박 대통령 담화 거부…"탄핵 계속 추진" 야당 탄핵 강행-비박 진로 수정…정치권 엇갈린 반응 [직통전화] 하태경 의원 "대통령 꼼수…선 개헌·후 탄핵은 말도 안 돼" [직통전화] 김경진 의원 "본인 잘못 인식 못해…시간끌기 의심"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