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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컬처밸리 해외투자사, 대출로 자금 조달…과정에 CJ 관여?

입력 2016-11-27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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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컬처밸리 해외투자사, 대출로 자금 조달…과정에 CJ 관여?


K-컬처밸리 해외투자사, 대출로 자금 조달…과정에 CJ 관여?


1조4000억 원짜리 K-컬처밸리 사업의 싱가포르 자금투자사가 은행 대출을 받아 사업 시행사에 자금을 댄 것으로 확인됐다.

CJ E&M이 외국인투자기업의 지위를 얻기 위해 자금 여력이 없는 해외투자사를 끌어들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해외투자사의 은행 대출 과정도 석연치 않아 CJ E&M이 관여한 것 아니냐는 추가 의혹도 제기됐다.

경기도의회 'K-컬처밸리 특혜의혹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는 지난 24일 싱가포르 투자사인 방사완브라더스의 실체 파악을 위해 현지를 방문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

조사특위는 CJ E&M이 경기도 소유의 땅을 공시지가의 1%(연 8억3000만 원)의 이자로 50년 동안 장기 임대받는 특혜를 위해 실체가 없는 방사완브라더스를 끌어들여 사업시행자인 케이밸리를 급조했다는 의혹을 제기해 왔다.

CJ E&M의 자회사인 케이밸리는 자본금의 10%(50억 원)를 방사완브라더스가 투자해 올해 6월17일 외국인투자기업으로 등록할 수 있었다.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했다면 5%(연 41억5000만 원)의 비싼 이자를 내고도 5년밖에 임대할 수 없었다.

박용수(더불어민주당·파주2) 조사특위 위원장은 "케이밸리에 투자한 50억 원을 스탠다드차타드(SC) 은행에서 대출받았나"라고 방사완브라더스 로니 치아(Ronnie Chia) 대표에게 물었고 "스탠더드차타드 일본 동경지점에서 빌렸다"는 답변을 받았다.

또 케이밸리가 발행한 330억 원의 전환사채도 방사완브라더스가 100% 출자한 자회사 방사완캐피탈이 12.45%의 고금리로 사들였는데, 이 또한 "스탠다드차타드 은행 일본 동경지점에서 같은 방식으로 대출받았다"고 로니 대표가 확인했다.

박 위원장은 "은행 대출은 방사완브라더스가 자금 조달 능력이 없다는 의미"라며 "사업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호텔, 건설, 자금지원, 유통 등 각 분야별 전문업체로 컨소시엄을 꾸리는 게 일반적인데 케이밸리가 이런 업체를 끌어들인 것 자체가 의혹"이라고 말했다.

조사특위는 방사완브라더스가 100만 싱가포르달러(SGD·8억2000만 원)로 지난해 6월 설립된 사실을 현지 코트라(KOTRA)를 통해 확인했다.

로니 대표를 포함해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오스트레일리아 국적의 4명이 25만 싱가포르 달러씩 방사완브라더스에 투자했다.

현지 코트라는 방사완브라더스의 실적이 거의 없어 이 회사의 존재 자체를 모르다가 'K-컬처밸리 특혜 의혹'이 불거지면서 이달 2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요청으로 기업정보를 파악했다.

코트라 관계자는 "싱가포르에서 이 업체는 이를테면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것)"이라며 "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프로와 손을 잡아야 하는데 아마추어와 팀을 꾸린 격"이라고 말했다.

CJ E&M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기업은 수익을 좇는다. CJ가 독자 추진으로 5%의 임대료를 낸다 해도 5년 뒤 입찰에서 떨어질 수 있다"며 "외국인투자기업이라면 1%에 50년 임대여서 요건을 갖췄다. 경영상의 다툼을 없애기 위해 작은 회사를 골랐다"고 설명했다.

로니 대표는 자금 대출을 받은 스탠다드차타드 싱가포르지점에서 2014년까지 13년 동안 투자 유치 업무를 담당했으며, 현직 스탠다드차타드 홍콩지점 임원의 소개로 K-컬처밸리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로니 대표는 자신의 경력을 소개하며 "스탠다드차타드에서는 내 명함 보여주면 별다른 문제 없이 (자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신용으로 돈을 빌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담보나 지급보증 없이 자본금의 수십 배를 단지 신용만으로 대출해주는 은행이 있나"라며 "이름도 없다시피 한 회사가 대출을 받을 수 있었던 경위가 수상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향후 조사특위는 방사완브라더스의 은행 대출 과정에 CJ E&M가 관여한 사실을 밝히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관여했다면 이것은 사기극"이라고 덧붙였다.

CJ E&M 관계자는 "방사완브라더스가 사업을 함께할 신의가 있는 회사인지 홍통과 싱가포르에서 수차례 만나 확인했다"면서도 "케이밸리 출자금을 은행 대출로 마련했다는 사실은 몰랐다. 자금만 차질없이 들어오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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