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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드 보복 현실화…관련 업종 시총 13조 증발

입력 2016-11-27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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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드 보복 현실화…관련 업종 시총 13조 증발


최근 중국이 우리 정부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을 본격화하면서 국내 증시에서 중국과 밀접한 업종 대표기업의 시가총액이 10월부터 13조원 가까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엔터테인먼트, 화장품, 면세점, 카지노, 전기차배터리·폴리실리콘 제조 등 중국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는 업종 20개 대표 종목의 시가 총액은 9월30일 96조7933억원에서 지난 25일 84조561억원으로 12조7371억원 축소됐다.

중국은 우리 정부가 사드 배치를 결정한 지난 7월부터 한국 연예인 행사 출연 취소, 드라마 허가 지연 등 '경고성' 조치를 취해오다 사드 부지가 성주골프장으로 확정되자 지난달부터는 금한령(禁韓令)을 본격화했다.

중국 문화부에 따르면 한국 가수가 지난 10월부터 중국 현지에서 공연 승인을 받은 경우는 전무하다.

이에 따라 에스엠의 주가는 지난 25일 현재 2만4150원으로 9월 30일에 비해 13.13%나 하락했다. 같은 기간 ▲와이지엔터테인먼트(-18.97%) ▲초록뱀(-31.70%) ▲CJ E&M(-23.29%) ▲CJ CGV(-28.32%) ▲키이스트(-14.86%) ▲JYP Ent.(-1.19%) 등의 주가도 내려앉았다.

여행·관광·소비재 관련 업종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국가여유국(문화체육관광부격)은 지난달 13일 불합리하게 낮은 가격의 관광 상품 판매와 상품 구매 강요를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 '불합리한 저가 여행 정돈' 지침을 발표했다.

동시에 비공식적으로는 자국 여행사에 방한(訪韓) 단체 여행상품 판매를 20% 감축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국내 화장품, 면세, 호텔, 카지노 관련 업종의 주가는 추락했다.

최근 두 달간 ▲아모레퍼시픽(-16.58%) ▲LG생활건강(-19.37%) ▲코스맥스(-32.78%) ▲한국콜마(-33.02%) ▲호텔신라(-17.52%) ▲파라다이스(-17.61%)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17.18%) ▲GLK(-13.18%) 등의 주가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중국의 비관세장벽 강화로 전기차 배터리 업체와 폴리실리콘 업체들은 비상이 걸렸다.

중국 정부는 지난 23일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인증 기준을 대폭 강화한 새 '전기차 배터리 모범 규준'을 발표했다. 이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기업은 중국의 '비야디' 정도뿐이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 진출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해온 LG화학,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업체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최근 두 달 동안 국내 배터리업체인 LG화학(-7.87%), 삼성SDI(-5.52%), SK이노베이션(3.41%)의 주가가 크게 하락한 것은 이같은 중국의 비관세장벽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관련 소식이 알려진 다음날인 지난 24일에는 하루 사이에 LG화학은 6.40%, 삼성SDI는 3.94%씩 주가가 빠졌다.

또 중국이 최근 한국산 폴리실리콘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하는 등 무역 보복을 강화하면서 두 달 동안 OCI는 17.97%, 한화케미칼은 1.03%씩 주가가 하락했다. 한국산 폴리실리콘은 중국 내 수입시장에서 판매 비중이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

중국이 사드 배치에 대한 경제 보복을 본격화하면서 전반적인 국내 증시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차이나리스크가 재고조된 지난 10월부터 두 달간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은 13조원 이상 증발했다. 정부가 사드 배치를 결정한 지난 7월부터는 약 17조원이 쓸려나갔다.

엔터테인먼트 대표주가 몰려 있는 코스닥 시장은 '패닉' 상태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24일 차이나 리스크로 600선이 붕괴된 뒤 반등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중국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국내 증시가 대내외 불안으로 부진한 가운데 사드 배치가 진척될 때마다 중국의 경제 압박 조치가 단행되면서 관련 종목의 주가가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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