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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최순실에 국가기밀…'심부름꾼' 이영선 전 행정관

입력 2016-11-25 18:08 수정 2016-11-25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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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순실 씨에게 국가기밀이 담긴 청와대의 주요 문서가 전달됐던 경로를 놓고 그동안 말들이 많았었죠? 물론 최씨는 그것도 부인하고 있지만요. 구속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공소장에는, "정 전 비서관이 이메일과 인편을 통해 전달했다"고 돼 있었습니다. 결국 인편이 누구인지가 관건이었던 건데요, 오늘(25일) 언론 보도를 통해 해당인물이 이영선 전 청와대 행정관이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늘 국회 발제는 관련된 내용을 중심으로 얘기해보겠습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영선 전 청와대 제2부속실 행정관, 이름만 들어선 누군지 잘 모르실 겁니다. 하지만 이 영상을 보시면, '아~ 이 사람!'하실 텐데요.

어디선가 걸려온 전화를 받고, 와이셔츠에 슥삭슥삭, 핸드폰을 닦아서 최순실에게 공손히 건네주던 바로 이 남자!

통화가 끝난 뒤 쳐다도 안보고 핸드폰만 건네는데, 그걸 다가가 건네받는 바로 이 남자!

바로 이 건장한 체격의 남성이 바로, 이영선 전 행정관입니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위세가 얼마나 대단한지를 가장 단적으로 보여준 충격적인 장면이었죠.

이영선 전 행정관은 2007년 최순실씨가 발탁해서 박근혜 의원 외곽 경호 업무를 보다가, 2011년 10월부터 본격적으로 박근혜 대선 후보 경호팀에 들어와, 밀착 경호를 했습니다. 지난 대선 유세 때 모습을 보면 박 대통령 곁에 있는 이 전 행정관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는데요.

지난 대선 때 박 대통령을 취재했던 임소라 반장이, 이 전 행정관에 대한 기억이 좀 있다고 합니다. 임 반장, 이영선 전 행정관은 어떤 사람이었습니까?

[임소라 반장]

취재 기자들에게 상당히 친절했고 매너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기자들 사이에서는 별명으로 '레고 아저씨'라고 붙여주기도 했었습니다.

[기자]

아, 레고… 그러고 보니까 진짜 레고랑 닮은 것 같기도 하고 말이죠. 가르마 2:8로 한 거하며, 아무튼 바로 그 이영선 전 행정관이 '폰 닦이'도 모자라, 서류 전달까지 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문고리 3인방' 중 한 명인 정호성 공소장에 보면, "2013년 1월부터 올 4월까지 대통령 지시로 최순실에게 정부 인사 및 외교·안보 기밀 47건을 이메일 또는 인편으로 전달했다"고 돼 있는데, 바로 이 인편 전달의 장본인이 이 전 행정관이었던 겁니다. 한마디로, '최순실 전담 퀵 배달맨'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시간을 조금만 앞으로 돌려보겠습니다. 2011년 10월 한 잡지엔, A항공 전문학교 경찰경호학과 '이영선 교수님' 인터뷰가 나옵니다.

이 교수님, 앞서 와이셔츠에 핸드폰 닦던 분, 퀵배달하던 분과 동일인입니다. 최순실 앞에서 쩔쩔 매던 모습과는 달리, 역시 교수님다운 여유와 품격이 느껴지죠. '경호원이란 무엇인가'를 설파하면서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음성대역 (자료: 밥 매거진) : 경호를 하다보면 경호 대상, 즉 의뢰인과 어느 정도 사생활을 공유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의뢰인에 대한 기대와 실망이 교차할 때가 생기기도 하죠. 그럴 때 경호원은 갈등을 느끼기도 합니다.]

자, 다시 '폰닦이 영상'으로 돌아가보죠. 이 순간, '이영선 교수님'은 무슨 생각이었을까요. 제자들에게 가르쳤던 것처럼 의뢰인에 대한 기대와 실망이 교차하며, 속으로 갈등을 느끼고 있었을까요? 아니면 '경호원은 그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되는 존재'라고 자위하고 있었을까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정말 너무 많은 사람들의 민낯을 보여줬단 생각입니다.

오늘 국회 기사 제목은요, < 최순실에 국가기밀…'심부름꾼' 이영선 > 이렇게 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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