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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노무현 vs 2016 박근혜…'탄핵 방정식' 비교해보니

입력 2016-11-24 21:10 수정 2016-12-08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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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치권의 탄핵시계가 이렇게 빠르게 움직이면서 가결 여부에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탄핵소추안이 발의된다면, 헌정 사상 두 번째가 됩니다. 잘 아시다시피 첫 대상은 2004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고 국회를 통과했지만,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됐었지요. 당시와 지금 상황을 비교해보면 시사점이 적지 않습니다. 취재기자와 잠시 짚어보겠습니다.

송지혜 기자, 가장 큰 차이점은 일단 두 전·현직 대통령의 형사소송법상 신분 차이인 것 같습니다. 박 대통령은 지금 피의자 신분인데, 당시는 아니었죠?

[기자]

네, 당시 국회가 노 전 대통령을 탄핵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선거법 위반 등 국법 문란과 측근 비리 등 부정부패, 경제와 국정 파탄 등이었는데요. 특히 총선을 앞두고 당시 소속 정당인 열린우리당 지지 발언을 했던 게 불씨가 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선거법 위반 판정과 경고를 받았지만 수사를 통해 확정된 피의사실은 아니었습니다.

반면 박 대통령은 검찰이 피의자로 입건한 상태입니다.

최순실씨 등 3명의 공소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박 대통령의 혐의는 직권남용과 공무상 비밀누설, 강요 등이고 이밖에 검찰은 제3자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습니다. 박 대통령 입장에선 당시보다 훨씬 부담스러운 상황입니다.

[앵커]

물론 청와대의 거부에 따라 아직 대통령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재판을 통해 판결이 나온 것도 아니지만, 검찰이 이미 혐의 입증에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고, 심지어는 녹취록 10초만 들려주면 촛불이 횃불된다는 얘기도 나왔다는데요. 아무튼 대국민담화를 통해 대통령 본인이 인정한 부분도 있는만큼 2004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만큼 엄중한 상황임은 분명해보입니다. 민심도 그때와는 다르지 않나요.

[기자]

12년 전엔 국회의 탄핵 추진에 반대하는 여론이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현재는 반대 상황입니다.

당시 KBS가 탄핵소추안 투표를 사흘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65%로 찬성의 갑절에 달했습니다.

다른 여론조사 결과도 대체로 비슷했습니다. 물론 선거법 위반에 대해 대통령이 사과는 해야한다는 여론이 많았지만, 민심은 탄핵감은 아니라고 판단했던 겁니다.

반면 오늘 중앙일보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10명 중 8명이 박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다고 답했습니다. 오늘 나온 리얼미터 조사 결과도 비슷한데요. 79.5%가 찬성 입장을 밝혔습니다.

[앵커]

대부분이라고 봐야하는 상황인데요. 따라서 탄핵을 추진하는 쪽에서 이른바 역풍을 염려할 필요성은 거의 없어졌다, 이렇게 분석되기도 하는군요. 공통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여소야대 국면이고, 대통령 지원 세력이 국회 내 과반수는 아니라고 봐야 하는 거 아닙니까?

[기자]

네, 당시 노 전 대통령의 탄핵안 발의는 야당인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주도했습니다.

이들의 좌석수를 합치면 200석이 넘었습니다. 반면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은 47석에 불과했습니다.

투표 당일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본회의장 의장석 점거까지 하면서 필사적으로 투표를 막았지만, 경호권이 발동되며 끌려나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이들을 제외한 195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193명의 찬성으로 통과됐습니다.

[앵커]

현재 새누리당 의석수가 당시 열린우리당보다는 많지만, 탄핵에 동조하는 의원이 늘고 있는거죠?

[기자]

네, 김용태 의원이 탈당하면서 새누리당 소속 의원은 128명이 됐습니다.

반면 야권성향 의원은 172명으로, 의결정족수인 200명이 되려면 새누리당에서 최소 28명이 탄핵에 찬성해야하는데요. 새누리당 비박계가 주도하는 탄핵 연판장에 서명한 의원이 40명선으로 파악되죠.

나머지 90여 명 중에서도 일부 친박계를 제외하곤 입장을 고심 중인 의원도 상당한데요. 즉, 박 대통령을 옹호해줄 세력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김무성 전 대표와 잠깐 얘기나눴습니다만, 사실 변수는 늘 있습니다. 당연히 탄핵에 찬성이겠지 하는 쪽에서도 반대표가 나올 수 있는 것이고. 여러 가지 유동성은 있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탄핵을 통과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어보인다, 이렇게 좀 해석을 하면 될 것 같고요. 대통령의 신분이나 범죄혐의, 대중의 민심은 2004년보다 분명 상황이 나쁜 것 같은데, 대통령을 방어해줄 여당 세력은 당시와 비슷하게 큰 기대를 걸 만한 수준은 아니지 않느냐, 이런 분석으로 듣겠습니다. 송지혜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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