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청와대] 연일 터지는 의료 스캔들…의혹 해명에 '진땀'

입력 2016-11-24 18:53 수정 2016-11-24 19:18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비선 진료', '대리 처방'부터 청와대 의약품 구매 내역 논란까지, 청와대는 연일 의료 스캔들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해명을 해도 자고 일어나면 또 다른 의혹이 터져 나오고 있죠. 오늘(24일)은 청와대 의무실까지 나서 언론 보도를 반박했다고 하는데요.

청와대 발제에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기자]

'비선 진료', '대리 처방' 의혹을 받고 있는 박 대통령은 노화 방지, 피부 미용에 특화된 최고급 병원 차움의원을 다녔습니다. 때문에 최근 언론에선 얼굴에 잔주름이 가득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과거 사진과 주름이 사라진 당선 후 사진을 대조하는 기사가 심심치 않게 등장합니다.

그런데 이런 식의 기사는 사실 미국 언론이 원조입니다.

지난 2011년 CNN은 '대통령직과 노화'라는 주제를 다뤘는데요. 여기에 보면 대통령은 스트레스로 일반인보다 2배나 빨리 늙는다고 합니다. 퇴임을 앞둔 오바마 미 대통령은 그러고 보니 정말 주름살이 많이 패였습니다.

이런 미국의 대통령 사례에 빗대어 인터넷에선 박 대통령의 시간만 오히려 거꾸로 흐르는 게 아니냐, 이런 반응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자신의 피부관리 비결을 이야기하면서 이런 농담도 했습니다. 잠깐 보고 가시죠.

[조윤선/당시 박근혜 캠프 대변인 (2012년 8월) : 피부 컨설팅하시는 분들이 우리 후보님한테 '피부가 너무 좋으시다' 그랬어요. 그래서 제가 '진짜 후보님 피부가 좋으신가 보다. 전문가들이 그렇게 얘기한다' 그랬더니 저보고 뭐라 그러시는 줄 아세요? "그런 건 다 믿으면 안 돼요~"]

[박근혜/당시 대통령 후보 : (관리같은 것도 받으세요?) 아이 그건 아니고… 마음을 곱게 쓰면… 예뻐져요. 속마음이 나타나는 거니까.]

오늘 제가 다른 얘기가 많이 길었습니다. 이제부터 진짜 제가 준비한 내용을 설명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청와대는 사상 초유의 '의료 스캔들'에 직면했습니다.

청와대는 연일 박 대통령 비선진료 의혹, 특히 청와대 구입 의약품 목록과 관련한 해명을 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습니다.

오늘은 청와대 의무실장이 의료인으로서의 양심을 걸고 상세한 해명 자료까지 내놓았는데요.

먼저 발기부전치료제인 '비아그라'와 그 복제약 '팔팔정'에 대한 설명입니다.

의무실장은 거듭 고산병을 호소하는 수행원들 때문에 구입한거라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고산지대 콜롬비아를 방문할 때 고산병 약을 가져가긴 했지만 여전히 고산 증상을 호소하는 수행원들이 꽤 발생했다면서 올해 멕시코, 에티오피아 순방에 앞서 비아그라와 팔팔정을 추가로 구매했다는 겁니다. '유비무환' 정신을 발휘했단 겁니다.

비아그라가 고산병 치료에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료계 지적에 대해서는 "신중히 검토하겠다"면서도 여전히 고산병 치료와 예방을 위해 쓸 수 있는 약제라고 주장했습니다.

참고로 비아그라의 복제약인 팔팔정까지 구매한 건 저렴해서였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피부 표면을 마취하는 데 사용하는 '리도카인'과 '엠라5%크림'을 살펴보겠습니다. 국소마취용으로 피부 성형이나, 필러, 보톡스 등 미용 시술에 많이 쓰입니다.

때문에 청와대 내부에서 성형 시술이 이뤄진 거 아니냔 의문이 제기됐는데요. 의무실 측은 "피부 미용 시술을 할 수도 없고, 그럴 능력도 안 된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청와대 구매의약품과 관련한 의문이 모두 풀린 건 아닙니다.

청와대가 영양 주사제 2000만 원어치를 대량 구매한 부분을 좀 살펴봐야 하는데요. 의료계 인사들은 그 양이 너무나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회 정책국장/CBS 김현정의 뉴스쇼 : 특히나 태반주사 같은 경우에는 보통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맞는 걸로 되어 있거든요. 그리고 이 약을 이 정도로 소비했다고 하면 수액 치료를 어마어마하게 했다는 이야기가 되죠. (어마어마…거의 마니아 수준이다?) 예, 맞습니다. 이건 거의 주사 중독자 수준입니다.]

청와대는 직원용으로 사들였다고 해명했지만, 미용목적으로 쓰이는 태반주사 일명 '라이넥주'를 세금으로 사들여 직원 복지에 사용했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회 정책국장/CBS 김현정의 뉴스쇼 : 효과나 이런 것들이 입증된 바가 없기 때문에 전부 비급여입니다. 이런 주사를 선호하는 분들이 계셨다면 본인이 이제 밖에서, 외부에서 자기 돈 내고 맞으셨어야 되는 것이고요.]

해명이 의혹을 부르고 부르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청와대는 아주 곤혹스러운 처지입니다.

정연국 대변인은 "언론이 하고 싶은 의혹만 제기하는데 아주 답답하다" 이렇게 하소연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청와대의 '자업자득'이라는 지적을 하고 싶습니다. 이 모든 논란의 출발은 '세월호 7시간'에서 시작됐습니다.

청와대가 세월호 7시간 당시 박 대통령 행적 논란에 대해서 충분하고 솔직한 해명을 했다면 청와대 의약품 구매 목록이 대방출 되는 논란이 이 지경에 이르지는 않았을 겁니다.

[9·11 테러 조사위원회 보고서 (대통령과 부통령)/음성대역 : 대통령은 9시 5분 (방문 중이던) 학교 교실에 앉아있었습니다. 참모가 대통령에게 속삭였습니다. "두 번째 비행기가 건물과 부딪혔습니다. 미국이 공격당했습니다." 대통령은 그 순간 본능적으로 국민들에게 흥분하지 않고 침착한 모습을 보여줘야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언급했습니다.…대통령은 그리고는 7분을 교실에 더 머물렀습니다.]

미국의 9.11 테러 보고서에는 쌍둥이 빌딩이 무너져내린 직후 당시 현직 대통령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한 편의 소설처럼 기술돼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의 행적과 관련해 언제쯤 이런 속 시원한 설명을 박 대통령으로부터 들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오늘 청와대 기사 제목은 < 청와대 의료 스캔들 해명에 연일 진땀 >입니다.

관련기사

청와대 의무실, 약품 의혹 반박…"미용시술 능력 없어" 대통령 차움 진료, 커지는 의혹…검찰 수사 상황은? [단독] 대리처방 진료기록부에 '주사제 성분' 표기 안 돼 태반주사로 경호원 건강관리? 청와대의 이상한 해명 청와대 의무실 두고 왜 차움서 가명 진료? 시점도 눈길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