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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수능'에 가채점 수험생 울상…"다 어려워 재수라도 해야"

입력 2016-11-18 16:09

수험생 "국어 짝수형 정답 '4-4-4-4-5-4-4'로 멘붕"
"국어·수학 끝난 뒤 재수 결심 친구들 많다"
교사들 "중위권 고전…수시 최저등급 못맞춘 학생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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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국어 짝수형 정답 '4-4-4-4-5-4-4'로 멘붕"
"국어·수학 끝난 뒤 재수 결심 친구들 많다"
교사들 "중위권 고전…수시 최저등급 못맞춘 학생 속출"

'불수능'에 가채점 수험생 울상…"다 어려워 재수라도 해야"


'불수능'에 가채점 수험생 울상…"다 어려워 재수라도 해야"


'불수능'에 가채점 수험생 울상…"다 어려워 재수라도 해야"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다음날인 18일 가채점을 마친 고3 수험생들의 교실은 한숨으로 가득했다. 지난해보다 어려웠던 '불수능'에 학생 상당수가 기대했던 점수에 미치지 못해 뒤숭숭한 분위기였다.

이날 오전 9시께 서울 강남구 삼성동 경기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은 홀가분하다며 수다를 나눴지만 대부분 "재수를 해야겠다"면서 허탈한 웃음을 보였다.

이과 문과 구분 없이 전과목 다 어려웠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대체적으로 국어는 길고 까다로운 지문 때문에 고전했고 수학도 고난이도 문제가 많이 출제돼 당혹스러웠다는 반응이었다. 나머지 과목도 6·9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어려웠다는 평이다.

경기고 문과 김모(18)군은 "모든 과목이 너무 어려웠다. 국어는 모의평가도 어렵게 나와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보험 관련 등 생소하고 어려운 지문들이 출제돼 당황스러웠다"며 "평소에 2개 정도 틀렸던 수학도 수능에서 고난도 문제가 많이 나와 시간이 부족해 5개나 틀렸다. 영어, 과학탐구(과탐) 과목도 평소보다 못 봐서 아무래도 재수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문과 김창규(18)군도 "평소 2문제 정도 출제된 고난도 문항이 수능에서 2문제 더 늘어나 총 4개나 나와 많이 당황했다"며 "심지어 난이도가 너무 높아 대부분 다 못 풀고 찍었다고 하더라. 사회과학탐구(사탐) 과목 동아시아사도 신유형 문제가 많이 출제돼 잘 풀지 못했다"고 울상을 지었다.

이과에서 전교 1등인 최승현(18)군은 "평소 영어는 매번 10분정도 남았는데 수능에서는 빈칸 채우기 등 유난히 어려운 문제가 많이 출제돼 시간이 빠듯했다. 과탐 생물2도 너무 어려웠다. 마치 '풀 수 있으면 풀어봐라'식의 문제들이 많아 손을 대기조차 힘들었다"면서 "지난해 수능도 어려웠다는데 올해는 그보다 더 어려운 '불수능'이라 친구들도 침울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수형(18)군도 "처음 보는 수능이라 다들 긴장했는데 국어부터 예상보다 너무 어렵게 출제돼 당황을 많이 하는 바람에 제 실력대로 풀지 못한 친구들이 많다"며 "국어, 수학이 끝난 뒤 재수를 결심한 친구들이 많았다. 상위권은 큰 변동이 없겠지만 중위권은 격차가 많이 벌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양재고등학교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문과 박솔우(18)양은 "문제가 까다로웠다. 6·9월 모의평가에 이어 수능도 계속 어려운 기조가 유지됐다. 특히 영어가 쉽다가 어려워졌고 사탐도 예상을 깨고 어려웠다. 국어는 지문읽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고 이해를 완전히 하지 못한 상황에서 문제를 풀다보니 다시 지문으로 되돌아가는 시간이 생겨 체감 난이도가 높았다"고 하소연했다.

김상균(18)군도 "전반적으로 어려웠다. 특히 1교시 국어 짝수형에서 객관식 문항의 정답이 '4-4-4-4-5-4-4'가 있어 괜히 검토하게 만드는 불상사가 있었다"며 "홀수형은 그렇지 않았는데 상대적으로 불리한 거 같다. 4번을 찍은 학생이 다른 번호를 쓴 학생에 비해 많게는 15점 유리한 듯하다"고 지적했다.

진학교사들 역시 최근 수년 사이 가장 어려운 수능이었다며 특히 중위권 학생들이 고전했다고 평가했다.

경기고 홍수미(47·여) 선생님은 "지난해 수능보다 전체적으로 어려워서 학생들이 실수를 많이해 힘들어하고 있다. 국어는 어려울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수학과 영어도 평소보다 조금 더 어렵게 나와서 학생들 점수대가 전체적으로 떨어졌다"며 "수시 최저등급을 맞추지 못한 애들도 예상보다 많아서 벌써부터 재수를 준비하겠다는 학생들이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양재고 김준연 3학년 진학부장은 "특히 중상위권이 어렵게 느낀 듯하다"며 "가채점에서 희망 대학의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전략을 돌려야 해 일부 학생들에 대한 상담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양재고 김종우 진로진학부장(전 수능개선위원회 위원)은 "전체적으로 난이도가 어려웠다. 국어가 예상대로 어려웠고 쉬울 것이라고 예상한 영어가 어렵게 출제됐다"며 "EBS연계율은 폭넓은데다 변형 출제돼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높았다. 중상위권의 대학 진학지도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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